이동언(건축) 교수의 <시를 통한 건축 새롭게 읽기>

  “건축학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이동언(건축) 교수. 이동언 교수는 시를 통해 부산의 건축물을 소개하는 책을 4권이나 출간했다. 이 책에는 부산의 건축물을 소개하게 된 이유와 시에 나타난 표현을 인용해 건축물의 특징을 드러냈다.
  시와 건축을 연결하는 키워드는 미니멀리즘이다. 건축은 규모가 작고, 디자인이 심플해질수록 건축의 미가 살아난다. 이에 이동언 교수는 건축을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시라고 꼽았다. 이동언 교수는“시는 짧은 구절만으로도 건축의 과거, 현재, 미래를 통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재간둥이”라며 “경상도 사람이 밥 먹었나? 이 한마디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인사를 대신하는 것과 같다”며 웃었다.
  전통적 기품을 담아낸 건축물을 현대적 기술로 되살려내려면 ‘오라’가 생명이다. 이동언 교수는 서림이 쓴 ‘이 도시에서 살아내기 위해’를 차용해 부산시립박물관과 부산문화회관을 소개했다. 두 건물 모두 현대적 기술과 전통적 건축요소를 결합한 건축물로 되살리려 했다. ‘발전’이라는 이데올로기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선사했지만 건축의 전통성이 밀려났다. 17세기 개항된 이후 경제성이나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잊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피상적인 전통적 건축물의 모양새만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립박물관의 경우 전통의 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건축물의 배열은 일본의 잔재가 남은 ‘오와 열’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부산문화회관은 좀 더 적극적으로 지붕, 난간은 기본이고 처마 끝, 기둥에서도 전통건축요소를 담아내고 건축물의 배치방법도 바로 본 건물을 마주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배려들이 모여 전통의 ‘오라’를 만들어낸다.
  건축물을 만들려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 설계이다. 순수건축공학의 요소는 구조, 계획, 설비이고 이 세요소만 있더라도 건축물이 얼추 모양새를 갖춘다. 하지만 단순한 부분들의 나열로 이루어져 하나의 살아있는 창조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인문학과 공학이 만나 감성적인 공간으로 꾸미도록 구상하는 작업도 설계에 해당한다.
  .우리학교 앞에 위치해 우리학교 학생들이 가볼만한 건축물로는 김승익 건축을 꼽을 수 있다. 김승익 건축은 일상성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표현이 드러난다. 김승익 건축에 들어서면 계단이 보인다. 그 계단 위 천장에는 거꾸로 뒤집힌 계단이 붙어있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움직이는 계단처럼 상상만 했던 공간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 신선해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그 공간이 훼손됐다고 한다.
  이동언 교수는 시를 이해하는 깊이가 얕음을 아쉬워했다. 이동언 교수는 “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긴 하지만 이해정도가 그리 깊지 않은 편이지만 한해 한해 나이가 들면서 이해도가 증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책을 통해 건축에 대한 감수성이 깊고 넓게 열렸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동언 교수는 “요즘 학생들이 불감증에 걸린 환자처럼 매일 조금이라도 바뀌는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예민한 시각으로 그날그날의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며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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