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혼자서 할 수 없다.
  학내 다양한 구성원들의 요구는 외부에서는 쉽게 보이지 않는 다양한 소통과정을 통해 정리된다. 이 소통과정은 어쩌면 자신의 의지나 자존심을 깍아내고 자신이 당연시하는 가치관과 순간의 기분을 억제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통’이 막혀서 생기는 거대한 문제에 직면하기 보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소 사소한 문제에 자신을 억누르는 것이 결국 더 이롭기 때문이리라.
 

  모든 것은 지난 7월에 있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행사 추진과정에서 시작됐다. 학생자치권과 수업권 보장을 내세웠던 총학생회와 학생처와의 갈등이 아직까지 좁혀지지 않은 듯 하다. 총학생회는 지난 7일,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게재하고 학생처에게 고 노무현 대총령 추모공연에 대한 책임자와 제반사항 해명, 비정규교수 대량해고 사태에 대한 학습권침해 사과, 건전 학ㆍ예술 지원금 지급 연기와 동아리방 정리 요구등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본지는 추모공연에서 나타났던 학내 구성원간의 갈등에서 나타난 사상 유례없는 교직원 동원, 책임자 처벌 등에 대한 본부의 입장을 보도하고자 했다. 학생처에게 취재를 요청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학생처는 학생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 같다. 학생처로 보낸 총학생회의 모든 공문을 접수하지 않았다. 더운 여름날 문창회관 방역에 대한 요청조차 총학생회 공문이라는 이유로 거부되었고, 효원특강 개설여부 또한 수강신청 전날이 되어서야 확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총학생회의 요구중 비정규교수 사태에 대한 사과 요구는 학생처와 상관없는 부분이라 앞으로도 사과하거나 협의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리 지원금 지급을 연기하고 학생회관의 동아리 방 정리를 요구했던 일은, 이제 막 양측의 협의가 시작되려 하는것 같다.
 

  필자가 정기자로 활동할 때에도 총학생회와 본부간의 갈등이 여러번 빚어졌다. 지난해에 있었던 생협 운영과 넉넉한터 공간 문제 등의 첨예한 사안에는 총학생회 대표자가 삭발투쟁을 하는 등 격렬한 투쟁과정도 있었다.
 

  당시 학내 구성들끼리 갈등의 폭이 깊어지고 결국 폭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본부가 총학생회의 정식적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해결책이 없는 똑같은 말만 반복했기 때문이었다. 일연의 사태들을 겪으면서 필자가 가장 크게 느끼게 된 것은 어느 때이든 양쪽의 소통이 막힐때 그 갈등은 분명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것.
 

  서로 의견차이가 크고, 설사 언성을 높이는 일이 생길지라도 서로 만나서 이야기 해야한다. 단순한 입벌림이 아니라 합당한 근거를 통해 서로의 요구에 대해 진실로 대화하는 것이다.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이면 어떻게든 실마리가 보인다.   이번 총학과 학생처의 갈등을 살펴보면 서로가 대화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대표체라는 믿음을 어느 한쪽이 잃어버린 듯하다.

  학생처는 갈등 해결을 위해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의 요구에 대해 진정으로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등돌리고 있으면 안된다. 항상 협력하고 대화해야 하는 총학생회가 ‘학생처는 본부의 입장만을 대변하는것 같다’라고 말한다면 반드시 생각해 볼 문제다.
 

이명박 정부가 소통의 부재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을 때 국민들이 어떻게 대응하며 일어났는지 우리들은 목격하고 체험했다. 학내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재현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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