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학생들 중에는 ‘주경야독’이 아니라 ‘주독야경’을 택한 이들이 있다. 바로 밤늦은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학교 안팎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밤을 보내는 우리 학교 학생들을 찾아가봤다.
  생물관 맞은편에 위치한 커피빌리지의 밤은 여전히 분주하다. 늦은 시간까지 시원한 음료를 주문하는 손님은 끊이지 않는다. 커피빌리지의 아르바이트생들은 주로 테이블과 매장을 정리하고 주문을 받는 일을 한다. 영업이 끝난 뒤에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매장 밖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안으로 옮긴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일하는 정다운(불어분문 4) 씨는 “9학기째라 국가 장학금을 못 받았다”며 “용돈과 학비를 벌기 위해 늦은 시간에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늦은 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학교 근처에서 일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임다미(무역 3) 씨가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기숙사에 살기 때문에 교내에서 아르바이트하면 돌아갈 때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밤늦게 퇴근하시는 교수님들께서도 종종 들려 음료를 사가신다”며 밤늦은 시간에 생긴 에피소드를 즐겁게 이야기했다.
  학생들의 아르바이트가 학교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학교 주변에 위치한 많은 편의점에서도 우리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북문 쪽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에서 일하는 김보라(아동가족 3) 씨는 늦은 시간에도 밝은 표정으로 손님을 맞는다. 그는 “생활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 알바를 하게 됐다”며 “시험기간에는 공부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주말과 공강을 이용해 틈틈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공부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보라 씨의 얼굴에 가득했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카페와 편의점에서 일한다.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할 일이 적어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편안함을 거부하고 재미를 위해 일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들을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스’에서 만났다. 여느 다른 일처럼 음료 제공과 같은 일을 하지만 이들의 주된 업무는 보드 게임 방법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김이슬(기계 3), 원윤희(기계 2) 씨는 “수업을 마친 뒤 아르바이트생들끼리 시간을 조정해 유동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밤에 약속을 잡지 못하는 것이 좀 아쉽다”고 웃어보였다. 체스 김도영(37, 장전동) 사장은 “부산대학교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일을 잘 한다”며 “밤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늦은 시간, 우리 학교 학생들은 밤에만 할 수 있는 또 다른 공부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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