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소톤은 방콕에서 버스로 10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도시다. 관광객들의 발길은 주로 방콕이나 남부의 파타야해변 쪽으로 향하므로, 야소톤 아이들에게 외국인은 생소한 존재다. 그런 야소톤에 지난 8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멀리 부산에서 야소톤 주민들을 만나러 학생 17명이 ‘놀러 온’ 것이다. ‘아시아공동체 해외자원봉사단’은 지난달 9일 야소톤에 도착해 4일간 현지 학생들의 한국어 학습을 돕고 문화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야소톤에 위치한 아시아공동체센터(이하 센터)에서는 학생들이 방문하기 직전까지 매일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어 수업은 센터가 진행하는 여러 사업 중 가장 핵심적인 프로그램이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중학생인 소녀부터 아저씨, 아주머니까지, 수는 많지 않았지만 다양한 모습이었다. 그만큼 한글을 배우게 된 사연도 다양했다. 한국어를 한 달 동안 공부한 솜바트(32) 씨는 “한국에 여행을 다녀온 뒤로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피몬완(17) 군은 “빅뱅과 슈퍼주니어를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며 “한국어를 배운 뒤 그냥 노래를 들을 때와 달리 뜻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듣게 되서 훨씬 좋다”고 말했다. K-POP이 한국을 알리는 1차 한류라면, 이처럼 한국어와 한국문화는 한국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2차 한류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저녁이 되자 기다리던 손님들이 선물을 한가득 안고 도착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야소톤 지역 학생들과 교류 행사를 가졌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공을 주고받으며 서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피구를 시작할 때는 어색함에 가까이 가기를 꺼렸지만 끝나고 난 뒤에는 다들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간 뒤, 오후에는 현지 학교 강당에 모여 각자 나라의 전통음악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POP 노래에 맞춰 댄스 공연을 선보이자 현지 학생들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하연(금명여고 1) 양은 “태국 학생들이 너무 착하고 즐거워해서 친해지고 싶다”며 “문화교류를 통해 하나 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공연의 절정은 태국 학생들이 장식했다. 야소톤 지역 전통악기와 밴드 악기를 조합해 흥겨운 노래를 연주하자 학생들이 무대로 뛰쳐나와 함께 춤을 추고 어울려 놀았다. 한 여학생은 화려한 춤솜씨로 무대를 장악하기도 했다. 즐겁게 춤추는 태국학생들을 보며 처음엔 망설이던 한국 학생들도 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다. 멋진 태국 노래를 선보인 포이(14) 양은 “학교 행사때마다 노래를 불렀는데 오늘 공연은 특히 재밌었다”며 “한국 친구들의 공연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고 웃어 보였다.
  다음 날, 한국 학생들은 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도우미로 나섰다. 그리고 함께 비빔밥, 불고기 같은 한국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고, 태국 음식도 맛봤다. 이후 한국 학생들은 야소톤 지역을 둘러보고, 현지 고아원에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그리고 고아원 시설 수리 등도 직접 도왔다. 행사를 지켜본 현지 학교 카냐팟 챠피오 교사는 “단 며칠간의 짧은 만남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이들은 평생 한국과 태국, 그리고 서로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살아갈 것”이라고 만남의 의미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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