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노래를 좋아하던 것을 지칭한 한류가 변하고 있다. 한류전략연구소 신성일 연구소장은 “과거에는 대중문화가 한류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한국의 전통문화도 교류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추세에서 주목할 것은 바로 한류의 변화가 성숙한 다문화 사회로 가는 길에 디딤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류는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선풍적인 인기 현상을 이르는 말로 1999년 한국문화부에서 배포한 음반에서부터 한류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한류는 그 진화 과정에 따라 1.0~3.0단계로 구분한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박성현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 겨울연가, 대장금 등 드라마의 인기로 형성된 한류가 1.0단계이며 이후 보아, 동방신기 등 한국 가수들이 주도한 2.0단계를 지나 현재는 한류의 불모지라고 여겨진 미국 시장에까지 위력을 뻗치고 있다”고 말했다.
  꺼지지 않는 한류 열풍은 여러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은 물론 국가브랜드 가치까지 높였다. 김성은 문화평론가는 “외국관광객이 매년 10% 가깝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또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한국전쟁, 외환위기 등에서 지난해 ‘고도의 기술’을 지닌 국가로 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한류의 인기는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2006년에는 3만 4,028명(28개국 73개 지역)으로 집계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가 지난해 들어서는 45만 487명(47개국 163개 지역)으로 무려 13배 이상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위기와 홍콩 영화의 몰락을 들어 한류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성현 연구원은 “자문화중심주의를 표방한 할리우드와 홍콩은 결국 반발심을 불러일으켰고 위기를 자초했다”며 “우리는 각국의 문화를 존중하며 한류를 전파하는 쌍방향적 문화교류를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일방적인 문화 수출로 여겨진 한류가 최근 ‘쌍방향적 교류’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전문가들은 다문화 사회 정착에 한류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다문화가족정책연구원 이미희 연구원은 “한류는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친숙함을 느끼게 하고 나아가 한국의 언어나 전통문화에까지 관심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돕고 있다”며 “다문화 사회의 기본인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우리는 한류를 통해 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한국문화정책학회 정홍익 회장은 “아직까지 한류는 일방적인 문화 수출과 가까운 형태”라며 “문화 교류를 통해 한국을 알리고 타국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대중문화에만 한류의 범위가 한정돼선 안 된다. 세계다문화진흥원 한미강 팀장은 “어느 가수의 노래를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인식 기회일 뿐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는 부족하다”며 “한류의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고 문화교류 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포럼을 열고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발전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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