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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강사의 죽음, 대학 사회의 슬픈 자화상
  • 이혜주 기자
  • 승인 2012.09.17 18:51
  • 호수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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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일 우리나라 중남미 연구의 권위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故 이성형(서울대 HK) 교수가 사망했다. 결국 20여 년간 정규직 교수로 임용되지 못하고 시간강사로 생을 마감한 故 이성형 교수의 삶은 우리나라의 많은 시간강사들이 처해 있는 문제와 관련해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 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故 이성형 교수는 중남미 연구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학교 지역연구센터에서 뛰어난 연구업적을 쌓았지만 교수 임용에선 탈락했다. 연구실적·강의평가 1위를 기록하며 3년 동안 근무했던 이화여대에서도 석연찮은 학교 규정을 이유로 전임교수가 되지 못했다. 2008년 6월에는 이화여대의 조처에 항의해 전국교수노동조합과 민주화를 위한전국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 소속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민교협 조동문 전임 의장은 “당시 비정규교수노동조합과 민교협은 故 이성형 교수 한 사람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국 비정규교수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재정 지원 보장을 주장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시간강사의 △열악한 연구 환경 △낮은 급여 △불확실한 임용 여부 등의 문제는 학생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다. 강사의 연구 및 강의 의욕이 저하되면 학생들의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학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성안(영산대 경영) 교수는 “시간강사들은 고용환경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생계 위험 부담이 큰 탓에 연구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며 “궁핍한 생활을 면하기 위해 자신의 전공이 아닌 다른 강의를 할 경우 학생들의 학습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들의 근본적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채 현재 시간 강사의 자구적인 노력만 이뤄지는 현실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김상목 사무국장은 “시간강사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강의를 하고 있지만 학기 말 강의평가 결과에서는 전임교원 못지않게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비정규교수들은 학교나 정부의 제도적 지원은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개인의 노력과 헌신으로만 열악한 상황을 견뎌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주 기자  how4157@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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