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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진단] 정치적 속임수로 방향을 잃은 경제민주화 논의
  • 추슬기 기자
  • 승인 2012.09.17 18:36
  • 호수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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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9대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다. 경제민주화는광복 이후 경제 성장과 공평한 분배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제헌헌법에 반영된 것에서 그 시작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새로운 관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을 목표로 토지개혁을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경제민주화의 초기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유종일 KDI 국제대학원 교수는 “사유재산을 인정했기 때문에 유상몰수와 유상분배로 이뤄졌다”며 “부당하게 쌓은 부를 타파하고, 토지의 불균등한 분배를 평등하게 바꾸려했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당시 경제민주화는 경제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평등한 분배와 경제 기회 보장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노동 문제는 경제민주화의 핵심 개념으로 등장했다. 정치적 민주화 바람이 거셌던 4.19혁명과 6.10민주항쟁에서 노동현실 개선은 경제민주화를 위해서 필수적 과정이라고 여겨졌다. 코리아연구원 박종현 경제통상분야 연구위원은 “노동자와 기업 사이의 민주적 분배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에 관해 논의된 것은 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불평등한 경제 상황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유신 집권이 시작되면서 국가가 시장 경제에 개입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김상겸(동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당시 경제민주화는 많은 일자리를 생산하고 경제 성장을 통한 분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공평한 분배나 노동현실 개선을 위해 기업의 영역에 국가가 개입하기보다는 국가의 경제 정책 운용을 편하게 하기 위해 헌법이 고쳐졌다”고 전했다. 
  유신 정권이 무너지자 경제민주화는 독과점 규제 조정과 중소기업의 보호·육성 등에 대한 논의의 토대가 됐다. 경제민주화가 ‘동등한 경제적 활동 보장’으로 해석된 것이다. 박종현 연구위원은 “이 시기에는 국민의 기본권 측면이 강조되면서 경제민주화를 이룬다는 것이 곧 국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뜻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논의되는 경제민주화는 재벌청산과 복지 논쟁에 맞춰져있다. 하지만 이러한 재벌청산과 복지 논쟁은 구조적인 문제를 가리며 대중들의 입맛에 맞춘 포퓰리즘적 논쟁이다. 김배원(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벌이 문제라는 점은 계속 지적돼왔지만 재벌만이 본질적인 문제인 것은 아니다”라며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 전체를 봐야만 하는데 재벌에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전했다. 유종일 교수 역시 “보편적 복지만 외친다고 해서 양극화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양극화를 해결하려면 전체 경제 구조를 살피고 개혁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

추슬기 기자  union2333@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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