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하고 6개월 전이다. 집 근처인 보금자리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처음 갔을 때, 필자는 낯설고 긴장된 모습이었다. 그런 필자와는 다르게 그곳에 있는 아이들은 명랑한 모습으로, 한편으론 고민에 빠진 사춘기 청소년으로 다가왔다. 중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났음에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친구처럼 편한 관계가 돼 딱딱하지 않게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서로의 고민을 나눌 수 있게 됐다. 그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이 글을 쓰면서 새삼 느끼게 된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시절 배우던 것이 물론 쉬운 내용이라 할지라도 잊어버린 부분이 있기에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내게 질문을 하며 더 배우려는 모습과 설명을 해줬을 때 이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뿌듯함이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 뿌듯함은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중학생들과는 친구처럼, 또 초등학생들에게는 언니처럼 지내면서 봉사활동을 가는 것은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됐다. 교육봉사활동이 다른 약속보다도 우선순위에 있다. 아무리 지치고 피곤한 날에도 센터로 가는 것은 힘들지라도 문을 여는 순간부터 힘이 생기기 시작한다. 항상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밝은 초등학생들은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데, 필자가 들어가면 먼저 “쌤~”하면서 달려와 안기고, 서로 자신의 공부를 도와달라고 할 때면 그 순간 내가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부를 도와주고 웃어주고 안아주는 일은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었다. 힘든 일도 아닌데, 그런 작은 손길에도 기뻐하는 아이들이 있다니. 그러면서 내가 진짜 살아있다는 걸 깨닫기도 한다. 필자에게 생명력을 주는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이 봉사활동을 그만둘 수가 없다. 이 곳에서 겪은 많은 경험들은 필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곳곳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주 선하게. 봉사활동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은데 얼마 전에는 자원봉사대축제에서 필자가 속한 Calling1004 교육봉사단이 부산시에서 봉사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아동센터로부터 감사장까지 받았다.
  지금은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소개받은 또 다른 교육자원봉사를 준비하고 있다. 초등?중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굿파워멤버 어린이 경제시장’ 기획 자원봉사다. 이 행사는 현실의 경제활동을 그대로 재현하여 직업체험, 부동산, 은행, 기부, 도소매 등의 활동을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행사다. 미래의 아이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돈에 대한 관념이 남다르길 소망하는 대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이번 활동을 통해 함께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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