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사진 공모전을 학교 홈페이지에서 본 날도 필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공지사항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공지사항을 천천히 읽어보다 ‘성평등 사진공모전’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성평등’이란 주제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공모전을 준비하는 동안 친구와 성평등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대화의 최대 화두는 남녀 데이트 비용 문제였다. 가깝게는 친구의 연애사를 통해 데이트 비용문제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고, 멀게는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는 수백 개의 댓글을 통해 남녀 데이트 비용의 문제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많이 내는 것이 당연한 사회분위기 속에 ‘과연 남녀의 적절한 데이트 비용은 몇 대 몇이 적당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
  요즘 여성들은 남성들 못지않게 사회적 역할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집에서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을 하는 여성이 대부분이었다면 현대에는 많은 이들이 사회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을 이상적인 여성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역행하듯 남녀의 데이트 비용에서 여전히 여성은 남성에게 기대려 하고 있다. 같은 학생, 직장인임에도 불구하고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왜 남자가 더 많은 돈을 내야할까? 남자에게 기대지 않고 남자와 동등한 위치에서 자기권리 주장하고, 남자에게 끌려 다니지 않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번 공모전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회에서 평등을 주장하는 여성이 정작 ‘돈’과 ‘연애’에 있어서는 모순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 관계에서 ‘남자가 돈을 더 많이 내야한다’는 여성들의 전반적인 사회분위기가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여성과 남성은 같은 식탁의 같은 선상에 위치해있다. 이처럼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 서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사회에서 당당하게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이런 남녀관계의 돈 문제에서부터 여성의 편의를 챙기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현재 사랑하는 연인이 있는가? 당신이 여성이라면 당신의 연인이 ‘남자’라는 이유로 더 많은 비용을 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남성이라면 스스로 ‘남자’라서 더 많은 비용을 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는 무슨 이유와 근거로 남자에게 그렇게 많은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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