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애플이 있다. 세계 유수의 IT 업체들이 기술을 앞세워 경쟁하지만 이를 압도할 힘은 인문학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스티븐 잡스. 그 외 페이스북을 창시한 마크 주커버그 등 최고경영진들이 앞다투어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사람들은 주목하기 시작했다. 급증하는 인문학의 인기를 보여주듯 공공기관과 사기업에서 여는 인문학 강좌도 크게 늘었다. 박정심(철학) 교수는 “우리 학교에서도 인문학 프로그램을 많이 열고 있다”며 “관련 프로그램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인문학은 인간 존재와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스스로 성찰을 통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기초 학문이다. 권순복(언어정보) 교수는 “인문학은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이를 통해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항상 인문학이 호황을 누린 것은 아니었다.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을 하면서 과학과 기술 분야의 학문은 각광받은 반면, 인문학은 자연스레 소외됐다. 한국민족문화연구소 김동철(사학) 소장은 “인문학의 위기는 시기적인 상황과 더불어 학자들이 학문적인 연구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문학이 떠오르는 이유는 끊임없는 경쟁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철 소장은 “인문학은 자기 자신에 관한 성찰이다. 자신을 돌이켜보면서 살아갈 삶의 이유를 찾는 과정 자체가 힐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실용 학문과 인문학의 융합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주목받던 스티븐 잡스의 애플사 운영도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경영에 있었다. 권순복 교수는 “인문학적 소양이 예측하기 힘든 경영체제에 기초 기반을 제공해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문학 변혁에 문제를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이재봉(국어국문) 교수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보다 친근하고 쉬운 인문학을 많이 다룰 수밖에 없다”며 “학술적인 내용을 제외한 인문학만을 알려준다면 사람들은 자신이 배운 내용이 전부인 것 마냥 왜곡되게 생각할 수 있다”며 경고했다.
  이처럼 ‘대중적인 인문학’에 대한 찬반 논쟁은 뜨겁다. 인문학의 대중화 바람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 학교에서도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민족문화연구소와 인문학 연구소가 설립됐으며 민간 차원에서도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인문학 카페 헤세이티를 운영 중인 황경민 씨는 “4개월간 입간판에 인문학적인 내용을 써왔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인문학이 고리타분하다거나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학교 앞 카페 헤세이티에서는 더욱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입간판과 노천칠판 △손님과 함께하는 책 구절 5분 낭송 △10분 별강 △불법무단사설 야매시인학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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