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1리그가 사라진 뒤 모두가 e스포츠에 위기가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9월 8일,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e스포츠 부활의 신호탄을 날렸다. 이날은 속칭 롤 챔스로 통하는 아주부 LOL 챔피언스 서머 2012 결승전이 열렸다. 한국 팀 아주부 프로스트는 유럽 강호 CLG.EU를 ‘패패승승승’으로 우승을 거머쥐며 현장을 찾은 1만1000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또한 많은 대학생들이 LOL을 즐기고 있다. 이석진(기계공 1) 씨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LOL을 플레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1과 함께 길을 걸었다. 하지만 KeSPA와 블리자드 사이의 지적재산권 분쟁, MBC GAME의 음악채널 전환과 2010년 있었던 승부조작 파문(부대신문 1431호 참조)을 극복하지 못한 탓에 지난 8월 4일 티빙 스타리그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 뒤를 이을 스타크래프트2 리그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 많은 이들이 e스포츠의 쇠락을 이야기 했다. 신대영(청강문화산업대 e스포츠게임) 교수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 저하 이후 스페셜포스, 던전앤파이터 등 국내 게임이 e스포츠 종목화의 한계를 맞았다”며 “적절한 시기에 대세가 된 LOL이 e스포츠의 인기종목으로 성장했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LOL은 AOS장르로 분류되며 각자 게임 속 캐릭터 하나를 플레이하여 5대5, 3대3으로 승부를 가르는 게임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곽혁수 e스포츠 단장은 “LOL은 개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팀원 간의 유기성과 협동 등이 중시한다”며 “e스포츠에 스포츠적인 요소를 더한 것”이라고 말했다. LOL은 3개의 길과 정글이 존재하며, 위치마다 공격, 방어, 지원 등 다른 역할을 맡는다. 팀원들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팀원 간의 협동을 통해 적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자 한다. 축구, 농구 같은 팀 스포츠를 하며 볼 수 있는 특징들을 LOL에서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관람스포츠로서의 특징 역시 드러난다. 먼저 적극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에서 스토리텔링이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축구에는 메시 대 호날두가 있다면 LOL에는 빠른별 대 프로겐이 있다. ‘개인’이 아닌 ‘팀’간의 경기라는 점이 스토리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지난 4월 국내 LOL 최고 인기팀 간의 경기는 ‘롤 클라시코’라고 이름 붙여지기도 했다. ‘롤 클라시코’는 축구계 최고의 라이벌전 바르셀로나 대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를 일컫는 ‘엘 클라시코’를 빗댄 것이다.
  또한 대중성을 확보한 것도 관람스포츠로서의 장점이다.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은 “같은 팀 e스포츠인 FPS장르와 달리 일반인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 템포와 캐릭터를 통해 대중성을 확보한 것도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e스포츠 초기에 겪었던 실패 사례들도 LOL의 흥행에 한몫하고 있다. 이장주 소장은 “e스포츠 실패 사례를 잘 분석해 적용하고 있으며, 현재는 스타크래프트 초창기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LOL의 흥행은 e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다양화된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홍보팀 이승연 대리는 “e스포츠의 종목이 늘어나는 현 상황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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