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수많은 언론에서 핫이슈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4일 유튜브에서 싸이의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1억 건을 돌파했으며 미국 유명 음반사와 매니지먼트사와의 계약도 성사됐다. 이어 그는 지난 7일 미국 MTV 시상식 초청받아 참석하는 등 ‘강남스타일’ 열풍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의 K-POP 한류는 아이돌 위주의 해외진출이 주를 이뤄졌으나 결국 아이돌 기획 상품형 음악은 콘텐츠 면에서 해외 대중들의 취향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지적받아왔다. 반면 이번 열풍은 해외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내오고 전 세계를 강타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강남스타일의 성공 원인은 기존 아이돌 위주의 K-POP이 아닌 남들과 다른 특별함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간 것, 즉 싸이만의 코믹 코드·개성이 먹혀든 것이라고 분석한다.
 
아이돌을 성공 전략으로 보고 따라하며 유행처럼 번져간 K-POP의 사례처럼 아직까지 한국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는 하나의 방향만을 좇아 획일화된 결과가 초래되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대학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조선일보-QS 아시아대학평가’ 등 해마다 각 언론사에서 실시하는 대학평가는 전국의 대학교육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을 긴장시키는 것은 비단 언론사에서 실시하는 대학평가만이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 대상 대학 및 부실대학 등을 선정과 여러 정책 관련 발표를 할 때도 대학들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특히 최근 교과부의 부실대학 선정과 중앙일보의 2012 대학평가가 연달아 발표돼 각 대학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와 같은 발표는 대학의 이미지를 좌우하며 이는 곧 입시생들의 지원율과 각종 정부사업 지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학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대학들을 줄 세우는 이러한 대학평가와 교과부의 방침은 취업률과 국제화 지수 등의 일률적인 평가 잣대로 이뤄지고 있으며 어떠한 기준으로 정해지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좋은 평가를 받아 이미지 향상을 바라는 대학들은 이 획일적 잣대에 교육정책을 맞춰가고 있는 실정이기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우리 학교 역시 총장직선제 폐지를 강요하는 교과부의 지속적인 압박과 지난 4월 교육역량강화사업 탈락, 대학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혀왔다. 결국 지난달 학교 본부는 총장직선제 폐지 학칙 개정을 의결했다. 이는 획일화된 지표로 대학들을 평가하는 외부의 압박에 그동안 힘겹게 지켜왔던 소중한 가치를 대학 스스로가 무너뜨린 것으로 비춰진다.
 
현대 사회는 독창적이고 특성화된 아이디어와 이를 이끌어내는 인재를 선호한다. 이는 개인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각 기관에도, 대학에도 적용되는 사항이다. 그러나 특성화를 외치는 이 시대에 막강한 입김을 행사하는 정부와 언론사들의 획일적인 평가 잣대에 따라 대학들이 눈치를 보며 미래의 교육 방향도 그에 맞춰버리는 이 형국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단순히 국내 여러 단체들의 평가에 쉽게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특성화 전략을 수립·발전시켜 전 세계적으로도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우리 학교의 미래를 꿈꿔본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