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C. 클라크 <낙원의 샘>

  지난달 22일 영국의 유명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러시아 우주정거장 여행에 동참하며 또 한명의 우주여행객이 탄생했다. 이처럼 개인도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지만 한 번의 우주여행에는 보통 200억원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니 일반인들은 감히 우주여행을 꿈꾸기 힘들다. 하지만 지구에서 우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로켓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효용이 높은 ‘우주엘리베이터’는 우주여행의 대중화를 실현시켜주지 않을까.
 
우주엘리베이터 개념은 1960년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기술자 유리 알츠하노프가 처음 구상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아서 C. 클라크는 SF 소설 <낙원의 샘>을 썼다. 소설 속에서 ‘낙원의 샘’은 스리랑카 독재 군주의 정원 이름이다. 이곳에는 ‘시기리야’라는 바위가 있는 데 이 바위는 엄청난 무게의 우주엘리베이터를 감당할 수 있는 지구 유일의 받침대다. 소설의 주인공인 천재 공학자 모건은 이곳에서 우주엘리베이터를 건설할 계획을 세운다. 이를 위해 먼저 적도 상공 약 3만 6,000km위에 인공위성과 같은 구조물을 띄운다. 이 구조물은 지구둘레를 자전과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돌게 된다. 그리고 지표면과 구조물 사이를 케이블로 연결해 엘리베이터가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모건의 계획이다.
 
소설 속에서 우주엘리베이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케이블의 소재는 ‘하이퍼 필라멘트’로 우주정거장의 공장에서만 생산된다. 이는 소설 속에서 신소재 물리학의 결정체로 여겨진다. 소설 속 ‘하이퍼 필라멘트’는 현실 속 ‘탄소나노튜브(이하 CNT)’로 비교 가능하다. CNT는 전기 전도도가 구리와 비슷하고, 열전도율은 자연계에서 가장 뛰어난 다이아몬드와 같으며, 강도는 철강보다 100배나 뛰어난 물질이다. 허승현 (울산대 화학공) 교수는 “CNT는 자체 특성이 우수해 우주엘리베이터에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노미터두께의 CNT를 직조하고 중간 중간 이음을 해서 이음부분의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실에서 우주엘리베이터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부정적이었다. 오화석(한국항공대 항공우주) 교수는 “자전 속도가 일치 하도록 정지궤도에 물체를 띄웠다고 해도 그 연결 케이블이 진공상태에서는 괜찮겠지만 공기 중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가열 된다”며 우주엘리베이터는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화석 교수는 “실현된다고 해도 그 유지비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영근(한국항공대 항공우주) 교수 또한 우주엘리베이터가 50년 내에 실현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렇다고 이러한 연구가 헛된 것 이라 볼 수 없다. 장영근 교수는 “우주엘리베이터 연구는 실현을 위한 연구라기보다 연구를 위한 연구”라고 볼 수 있다며 “우주엘리베이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관련 소재나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고 그 가능성을 강조했다. SF 소설 속 상상력이 실제 과학 기술 발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