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건물의 불이 하나 둘 꺼지기 시작하면 학생들도 하나 둘 자취를 감춘다. 하지만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건물 입구의 관리실이다. 우리의 밤을 지켜주기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을 부대신문이 만나봤다.
  경비원의 밤은 고되다. 모두가 단잠을 자고 있을 때, 의자에 기대 쪽잠을 자고는 당직실에 상황보고를 한다. 보고 시간은 새벽 1시 반과 4시다. 4시 이후에도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침이 되면 건물 입구와 강의실의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밤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최초 목격자’가 되어야 하기도 한다. 경비원의 의무다. 문창회관 추락사 사건 때도 최초 목격자는 문창회관 경비원이었다.
  현재 우리 학교는 41명의 경비원이 밤의 수호자가 되어 야간 경비를 서고 있다. 이들은 24시간 동안 근무를 선다. 그래서인지, 밤에 찾아간 경비원들의 표정은 피곤함 그 자체였다. 인문관 정나랑부 경비원은 “대개 쪽잠으로 밤을 지새운다”며 “자정에 인문관의 문을 잠그고 난 이후에도 야간 순찰을 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간 순찰을 하지 않으면 술에 취한 학생이나 노숙자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할 업무다. 현재는 큰 문제가 없지만, 예전에는 인문대학의 과방에서 노숙자들이 자는 등 문제가 많았다. 정나랑부 경비원은 “이후 도어락을 설치해 노숙자들이 과방에서 자는 일은 없지만, 인문대학 근처의 벤치에는 아직도 노숙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자정이 되면 건물 내 사람들은 모두 퇴실해야 하고 경비원들은 건물 입구를 봉쇄한다. 그들은 이제 잠깐이나마 쪽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는 법. 연구동의 경비원들은 그마저도 쉬지 못한다. 연구실과 실험실이 있는 건물은 24시간 개방하기 때문이다. 약학관 김성일 경비원은 “24시간 거의 깨어있어 피곤하긴 하지만, 자식같은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협조할 수 있어 기쁘다”고 일에 대한 보람을 말했다. 약학관에는 약품 냄새가 많이 나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학생들도 다 맡는 냄새기도 하고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다”고 덧붙인다.
  상학관 이주식 경비원은 “가끔 말을 걸어오는 학생들과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대화할 때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서 밤에도 홀로 쉼없이 건물을 지켜야하는 경비원의 외로움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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