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에는 ‘힐링’ 열풍이 불고 있다. 개인적으로 잘 먹고 잘살기 위한 웰빙과는 달리 힐링은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보다 개인적인 욕심을 내려놓고 아픔을 치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지난해부터 시작한 SBS ‘힐링캠프’는 꾸준히 두 자리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많은 타 방송에서도 힐링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또한 도서, 여행, 음악,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힐링을 이용한 마케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왜 ‘힐링’ 열풍이 시작된 것일까?  
  힐링의 시작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997년 IMF와 2008년 국제적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에 힐링이라는 문화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대사회의 각박한 현실과 힐링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택호(조선대 상담심리) 교수는 “사회가 변화하면서 개인의 의사결정과정도 복잡하고 불안해졌다”며 “이에 누군가에게 상의하고 힐링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이홍규 과장은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치열해질수록 힐링도서라 불리는 실용서적들의 매출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힐링 열풍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양극화가 심한 사회에서 힐링은 더욱 주목받는다. 김윤주(한양사이버대 상담심리) 교수는 “나보다 잘난 사람이 주위에 많다고 느끼거나 언론매체를 통해 부유층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이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키운다”며 “이 때문에 사람들은 힐링을 받으려한다”고 분석했다.
  가족관계 변화, 개인의 인식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사회상은 힐링 열풍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김정남(동명대 상담심리) 교수는 “가족이 재사회나 안식처의 기능을 담당했던 과거와는 달리 핵가족화된 현대사회에서의 가족은 위로나 안식을 주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람들이 정신의학을 병리적으로 봤던 것과는 달리 최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면서 정신의학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정남 교수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대해 힐링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힐링 열풍은 공감하려는 능력을 가진 인간의 본성도 담고 있어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공감을 함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김정남 교수는 “최근 불고있는 힐링열풍에 사람들이 아픔을 혼자 안고 가기 보다 TV나 도서의 유명인들을 통해 공감하고 치유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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