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은 많지만 학생들은 실질적 힐링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처 중에는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지, 사회 구조적으로 해야 되는 문제인지 판단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며 이에 따라 해결 방법도 달라진다.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는 ‘대화’가 있다. 전윤성(물리 4) 씨는 “친구나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가 어려워 문제를 회피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고민이 생길 때 반드시 그 당사자에게 말해야만 치유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상처를 받았을 때 믿을만한 사람에게 그 때의 감정을 얘기하고 위로받는 것만으로도 치유 효과가 있다. 또한 당사자에게 직접 말하는 것이 힘들다면 편지, 메일,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의사를 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말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혼자서 감정을 솔직하게 글로 써보는 방법도 있다. 한국상담개발원 박종연 박사는 “글을 쓰는 것은 일상적인 행위이지만 글을 쓰면서 당시의 감정을 떠올리고 그 감정에 대해 서술하면서 치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상처를 받았던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부터 상처 치유의 출발점이 된다.
  상처받았던 당시를 다시 떠올리는 순간은 힘들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개인적인 상처를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는 것이 꺼려질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순간 치유 효과는 배가 된다. 트라우마 치유센터 ‘사람, 마음’ 홍혜성 씨는 “집단 상담을 꺼려하는 사람들도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 역시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집단 상담을 통해 이해하면서 효과는 더 높아진다”며 “이에 집단 상담과 개별 상담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사람들과의 소통으로 아픔을 치유하는 힐링 과정을 넘어서 실업, 비정규직 문제와 같이 사회구조적으로 생긴 문제는 제도 마련, 보편적 복지 등의 사회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용학(연세대 사회) 교수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한 비정규직이나 실업 문제 등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고 보면 자괴감에 빠지게 되고 문제의 본질을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며 “대학생이 안고 있는 문제를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자각하고 이를 바꿔나갈 해결방안을 같이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힐링 정치가 사회 구성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된다고 주장한다. 신진욱(중앙대 사회) 교수는 “힐링 정치가 정말 ‘힐링’을 하게 하려면 가난 때문에 꿈이 좌절되는 사람이 없도록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며 “선별적인 복지 등으로 사회적 낙인이 찍혀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들을 보편적 복지로 줄이는 것이 진정한 힐링 정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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