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타블로 학력위조 사건’은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들이 최근 법의 심판을 받고 잘못을 인정하면서 일단락됐다. 일명 ‘타진요 사건’으로 불리는 이 마녀사냥은 불특정 다수가 개인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였다.
  마녀사냥은 특정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최근에는 사이버 상에서 도덕적 고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배정근(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사이버 상에서 대중들은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도덕적 근거로만 판단을 내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명확한 진실 확인 없이도 누군가 포털사이트 게시판, SNS 등에 사진을 올리거나 의혹을 고발하면 댓글과 리트윗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의혹이 확산되며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사이버 상에서 이루어지는 마녀사냥은 사회적 반감으로 인한 개인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면서 SNS, 인터넷 등 사이버 상의 익명성을 악용해 발생한다. 홍창희(심리) 교수는 “마녀사냥은 다수가 힘없는 소수를 몰고 가는 현상”이라며 “사회적 실패로 인해 생겨난 부정적 현실 인식이 개인을 향한 적대감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재진(신문방송) 교수는 “SNS와 인터넷들은 쉽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며 “익명성이 보장되는 경우 개인의 책임감이 약화되고 가십성을 중시하게 돼 명확한 진실 검증엔 소홀해진다”고 말했다.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는 개인의 피해는 심각하다. 홍창희 교수는 “집단에 의해 개인이 공격받게 되면 사회적인 활동 자체가 힘들어진다”며 “중세의 마녀사냥이나 현대의 마녀사냥이나 본질적인 면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마녀사냥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언론의 검증 기능을 강화하고 무분별한 익명성을 규제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배정근 교수는 “인터넷 언론의 경우 무분별한 보도로 개인에 대한 의혹을 확산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가벼운 주제라도 충분한 사실검증을 통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재진 교수는 “최근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으로 판결됐지만 우리 현실에는 꼭 필요한 제도”라며 “인터넷이 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제도를 통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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