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생태예술공동체 방문기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을 몸소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가평생태예술공동체다. 이들은 자연과 공존하기 위해 2년 전 자연 속으로 뛰어들었고 공동체를 이뤄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동체는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는 4명의 멘토와 3명의 예술가, 그리고 생태주의에 뜻을 함께하는 이들로 구성돼 있다.
 
가평생태예술공동체는 경기도 가평의 산골짜기에 위치해 있다. 인간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공생해야 한다는 공동체만의 생태주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도시에서의 삶은 생태주의 실천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아 이 곳에 터를 잡게 됐다”고 말하는 자운 씨. 도시에서의 삶은 계속되는 경쟁과 자본주의로 인한 자연 파괴가 반복돼 이들을 괴롭혔다. 10여 년간 생태적 삶을 각자 꾸려왔던 이들이 뭉치게 된 것은 개인이 생태주의 삶을 제대로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부터다. 추경 작가는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함께할 때서야 생태적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예술가들은 설미재 미술관과 스튜디오에서 생태주의 사상을 예술로 표현하고 있다. 예술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태주의를 전파하기 위함이다. 추경 작가의 <바람으로 형상화한 자연> 작품은 차가운 바람을 잎 모양으로 표현했다. 추경 작가는 “자연 속에서 살며 생태주의를 실천하다보니 작품의 소재가 모두 자연이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꽃이나 풀처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자연 소재에 주목하는 것이 그의 예술철학이다. 자연과의 공존과 더불어 추경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동체성이다. 추경 작가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붓 터치 하나 하나를 모아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공동체에서는 2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생태주의에 관한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독서와 대화를 통해 생태주의 선구자들의 가치관을 적립하고 공동체를 더욱 공고히하기 위함이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만난 사람들인 만큼 공유하는 사상이 달라지면 공동체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연농법 체험, 상행 등을 통해 생태적 삶도 공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동체는 2년 동안 농업 대학에 다니면서 농사 이론의 기틀을 닦기도 했다. 자운 씨는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자연의 영역을 파괴하면 인간의 영역도 파괴된다는 것은 근본적인 이치”라며 “이에 공동체에서는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소비를 최소화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생태적 삶을 위해서는 지역과 연계된 소비를 하는 것을 실천 방안으로 제시했다. 자운 씨는 “가급적이면 지역 주위에서 나는 농산물을 소비해 불필요한 운송비용을 줄이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전했다. 이들 공동체는 하나의 공동체 형성에 그치지 않고 다른 생태공동체의 선구자 역할이 되길 바라고 있다. 추경 작가는 “생태는 중요한 사상이라 우리 공동체를 시작으로 해서 ‘생태’를 앞세운 단체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