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 우리 학교 근처의 범어사는 학생들로 북적인다. 범어사를 가득 매운 학생들은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이들이다. 범어사 템플스테이 김윤정 담당자는 “한국인 참가자의 60%가 20대에서 3O대 초반일 정도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템플스테이는 자연 속에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더 나아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종종 참여한다”는 이시범(해양 4) 씨. 이러한 템플스테이의 매력으로 참가자는 2002년 2,558명에서 2011년에는 212,437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템플스테이의 시작은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월드컵 개최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았고 이와 비례해 숙박 수요도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숙박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전통 문화를 홍보하는 목적으로 템플스테이를 시행했다. 불교신문 여태동 씨는 “외국인들의 템플스테이 참여가 예상했던 것보다 적었지만 참여자들의 반응이 좋아 내국인에게도 확대하게 됐다”고 전했다.

템플스테이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높다. 염장 음식과 같은 식문화, 차 문화 등은 불교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사찰에서의 생활방식이 온전히 녹아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특징을 살린 템플스테이는 국내외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국외적으로는 온전히 보전된 우리 전통문화를 외국인에게 전파해 문화 교류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고 국내적으로는 템플스테이의 인근 지역까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현재 109개 사찰이 템플스테이 사찰로 지정돼 있다. 가격도 1박 2일을 기준으로 최소 3만 원부터 최대 8만 원까지 다양하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홍보팀 장보배 주임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참선, 스님과의 대화, 발우공양 등을 기본적으로 진행한 뒤 사찰의 특색에 맞춰서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찰의 특성에 따라 템플스테이는 문화체험형, 수행형, 휴식형 등으로 나뉜다. 여기에 지역 문화 상품 혹은 레저스포츠를 더하거나 영어 캠프 형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영어 명상 캠프를 진행하는 홍법사 홍혜성 템플스테이 담당자는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쉬면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도 반감시키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전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템플스테이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템플스테이가 불교에 국한된 교육보다 레저스포츠나 지역문화와 연계한 문화 체험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과 템플스테이를 문화 서비스의 일종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종희(동국대 관광경영학) 교수는 “사찰과 사하촌 그리고 인근 관광지가 연계된다면 내수 시장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신겸 연구원은 “템플스테이를 문화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해 지불한 비용만큼 보다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시각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에 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국문화관광연구소 김기태 이사는 “영어캠프나 레저스포츠 도입은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입맛에 맞춰 당장의 이익을 가져올 수는 있다”며 “하지만 전통 문화 보전과 확산이라는 중추적 역할을 지닌 템플스테이가 상업화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윤중(동명대 호텔관광학) 교수 역시 “한국 전통 문화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사찰이 상업화와 대중화의 문턱에 서있다”며 “템플스테이가 가지고 있는 독창성을 부각시켜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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