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오케스트라가 창립된다. 부산 시민 오케스트라(이하 BCO)가 그것이다. 시민이 수동적 관객에서 벗어나 오케스트라의 활동에 참여한다. 수용자 중심의 오케스트라는 국내에서 첫 시도이기 때문에 세간이 BCO를 주목하고 있다.

   BCO는 시민이 주체가 돼 오케스트라를 이끌어나가는 ‘시민 주체형’ 오케스트라다. 즉 수용자가 직접 오케스트라에 관여하는 실험적인 형태다. 시민들은 5만 원 이하의 후원금을 내고 시민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시민위원에게는 정기 콘서트 관람권과 같은 혜택과 함께 콘서트의 곡 선정이나 연주 자체에 직접 참여하여 오케스트라의 주인으로 거듭날 기회가 주어진다. 시민위원의 목표치는 부산 시민 355만 명 중 1/10,000인 355명이다. 더불어 BCO의 창립이 실험적인 이유는 시민들이 직접 돈을 내 사회간접자본을 만든다는 데에도 있다.

   이 오케스트라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청중이 듣고 싶은 클래식을 직접 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민위원의 의견을 통해 수용자의 입장에서 연주될 곡과 곡의 순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오케스트라가 독자적으로 곡을 선정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BCO 장진 지휘자는 “우리가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시민들의 의견에 따라 다수결로 곡을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BCO는 모든 계층이 각자의 문화를 향유하는, 분리된 현대 사회에서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BCO의 창립 운동은 음악, 문화, 시민운동으로 볼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BCO의 활동에는 대학생의 참여도 필요하다. 하지만 박성윤(일어일문 3) 씨의 “클래식이라는 장르나 오케스트라는 젊은 층에 친숙하지 않다. 좋아하는 클래식 곡이 한두 개쯤 있긴 하지만 모르는 곡이 더 많다”라는 말처럼 20대와 클래식 간에는 괴리가 존재한다. BCO 준비위원회 최우석 씨는 “시민위원에는 20대인 대학생 계층이 없다. 하지만 BCO의 창립 취지인 계층 간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학생들이 참여해 더 많은 20대가 클래식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활발히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5일, 부산역 앞에서 BCO의 창립 준비 공연이 펼쳐진다. 이날 공연의 도입부에서는 클래식과 젊은 층에게 친숙한 플래시몹을 결합해 공연한다. 플래시몹을 통해 20대, 30대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함이다. 그 이후에는 어려운 음악들이 아닌 타이타닉, 캐러비안의 해적의 OST나 폴 매카트니의 헤이 주드같은 친숙한 곡들이 공연될 예정이다.

  한편 BCO는 여전히 시민위원을 상시모집 중이다. 시민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kcw66@chol.com로 참여 의사를 밝히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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