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에 위기가 닥쳤다. 학교 본부나 총학생회 등과의 마찰이 이어지며 대학신문을 탄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편집권 침해 △종이신문 폐지 논의 △예산 중단 △신문 수거 등 외부에서 대학신문에 여러 가지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신문의 핵심 기능인 비판과 감시기능이 없는 홍보지를 만들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학교 본부가 임명하는 주간교수가 대학 본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막기 위해 기자들을 감시하며 편집권을 침해하기도 한다. 지난 2010년 세종대학교 <세종대학보>는 주간교수의 간섭이 심해 편집권 침해로 이어졌다. 이효민 전 편집국장은 “사학비리로 퇴출됐던 재단이 다시 복귀하자 주간교수가 바로 바뀌며 간섭이 심해졌다”며 “주간교수가 당시 학교마크, 생활협동조합 등 민감한 사안일 경우 기사를 쓰지 못하게 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지난 3월부터 성균관대학교 <성대신문>은 주간교수의 편집권 침해로 발행을 중단하고 있다. <성대신문>기자들은 학교당국에 주간교수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달 20일 <성대신문>의 제호를 뺀 호외를 발행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건국대학교 <건대신문> 또한 일방적인 편집국장 해임에 반발해 두 달간 발간을 중단했다. 편집권 침해로 주간교수와 기자들이 갈등을 겪고 있던 중 오보가 발생하자 교수가 일방적으로 편집국장을 해임했기 때문이다. <건대신문> 권혜림 편집국장은 “학교미디어규정에 비민주적인 요소가 많았고 전 편집국장의 해임 또한 일방적이었다”며 “학교 본부에 주간교수의 사퇴와 규정개정을 요구했으나 아직 해당 주간교수는 건대신문에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해 대학들이 등록금을 2~10%가량 인하하면서 대학신문사의 예산이 삭감돼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신문사가 학교본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어 예산문제가 불거지면 종이신문 존폐논란도 발생한다. 종이신문을 인터넷 신문으로 아예 전환하자는 외부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대구대학교 <대구대신문> 백승진 국장은 “신문사 예산이 삭감되자 아예 종이신문을 인터넷 신문으로 전환하자는 말이 나왔다”며 “기자들의 반발이 커 부수를 줄이고 종이 신문과 인터넷 신문을 병행하자는 결론이 나왔다”고 답했다. 배재대학교 <배재신문> 또한 같은 형편이다. 지난해 <배재신문>의 주간교수는 인터넷 신문으로의 전환을 갑자기 통보해 지난 2학기부터 <배재신문>은 인터넷 신문으로 발행되고 있다.
  한편 학교본부 외에도 총학생회와의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학신문사도 있다. 2008년 울산대학교에서는 총학생회의 후보가 무단으로 신문을 수거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울산대신문>의 기자였던 임민지(생명화학공 07 졸업) 씨는 “당시 선거운동본부 측에서 선거 관련 기사가 편파적으로 보도됐다고 주장하며 몰래 신문을 수거했다”며 “결국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그 총학생회장 후보는 당선이 됐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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