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광안리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첫 프로리그 결승전에 모인 10여만 명. 한 검색사이트의 ‘스타크래프트’를 검색하면 ‘한국인이 스타(크래프트)를 잘하는 이유’가 연관검색어로 뜰 정도로 한국의 e스포츠 시장은 블리자드사의 스타크래프트1과 함께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e스포츠를 즐기는 주요 연령층은 대학생이다. 2008년 게임산업진흥원과 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e스포츠의 핵심 팬 층은 대학생이 3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e스포츠 시장은 △스타크래프트1에 한정된 콘텐츠 △2010년 승부조작 파문 △블리자드사와의 지적 재산권 분쟁 △3개의 게임단 해체 △게임 전문 중계 채널 MBC GAME의 음악 채널 전환 등의 문제로 위기를 겪었다. 특히 이 모든 문제점들은 스타크래프트1의 위주로 e스포츠 시장이 성장해온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 기획지원팀 이승연 씨는 “한 가지 종목에만 집중되다 보니 e스포츠가 가진 매력이 퇴색되며 위기의 순간을 맞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스포츠란 ‘electronic sports’의 줄임말로써 실제 세계와 유사하게 구현된 가상의 전자 환경에서 정신적·신체적인 능력을 활용해 승부를 겨루는 여가활동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또한 △사람 간 경쟁 △일정 시간 내 승부 결정 △신체와 정신이 협응 △도박, 음란, 사행성게임 제외 등의 점에서 스포츠로 본다. 그러나 e스포츠를 게임 중독으로 보는 비약은 경계해야한다. 게임 중독은 ‘혼자서’ 오랜 시간 게임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고 e스포츠는 ‘상대’와의 경기, 일정 시간 내 승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이유찬(전남과학대학 e스포츠학) 교수는 “e스포츠는 일정 시간에 주어진 상황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자기 성취를 통한 정신적 스포츠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말 각종 게임대회와 리그가 창설되고 2001년 KeSPA 창립과 함께 우리나라는 e스포츠종주국으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e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한 이유를 인프라의 빠른 구축을 손꼽았다. 게임학박사 윤형섭 씨는 “프로게이머협회가 처음으로 생겨나고 생중계와 게임 리그를 세계 최초로 시도함에 따라 빠르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2012년 3월 현재 총 21개의 공인 종목이 있고 KeSPA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 기준 준프로게이머를 포함해 1401명의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로서 e스포츠의 매력도 높다. 김재석(기계공 3) 씨는 “피파와 같은 게임의 경우 멋진 플레이를 통해 실제로 축구를 해보는 것과 같은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또한 e스포츠는 타 스포츠와 달리 격한 신체 운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에 노년층과 장애인들의 여가활동이 돼 전세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스포츠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e스포츠는 단지 스포츠를 넘어 세계 속 국내 문화 산업의 효자가 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 산업이 7조 4000억을 넘으면서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문화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한국 문화 수출에도 일조한다. 현재 스타크래프트1을 게임할 시, 한 선수가 상대방에게 기권을 표할 때 gg(good game)라는 게임 용어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용했는데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은 “국산 게임 속의 규칙에는 한국의 시각이 담겨있다”며 “이런 규칙들이 e스포츠를 통해 자생적으로 이어져 보편화되면 국제적으로 강력하게 펼칠 수 있는 문화적인 매체가 된다”고 말했다. 
  e스포츠의 미래는 밝다. 최근 대학에 e스포츠 관련 학과가 설립됐고 게임학 역시 계속적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 이를 위해 선행돼야할 것은 △부정적 인식 재고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 △지자체와 국가의 지원 강화 △정식 스포츠로 인정이다. 강기호(동부산대학교 게임컨설팅) 교수는 “러시아와 중국과 같이 정식 스포츠로 인정을 해 국가의 지원과 관심을 지속적으로 늘이는 것이 e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장주 소장은 “e스포츠의 미래는 새로이 등장하는 게임이나 문화적 측면들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융통성과 민첩성을 가졌기 때문에 낙관적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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