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사진작가 이순행 인터뷰

-이순행 작가를 만나다

  풍경 사진은 인물 사진과 함께 역사가 가장 오래된 예술 사진의 분류로 볼 수 있다. 풍경 사진은 자연의 모습 뿐 아니라 건물의 모습, 특정 공간 속에서 작가가 느낀 내면세계를 반영한 작품까지 폭넓은 주제를 전달할 수 있다. 숲과 소나무를 주로 찍는 현대 사진작가 배병우 역시 한국의 대표적인 풍경 사진작가다. 풍경 사진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풍경 사진작가를 직접 만나봤다.
  하나같이 그립고 쓸쓸한 지역의 풍경을 기록하는 작가가 있다. 우리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이순행 작가는 ‘아무리 추상적으로 찍어도 사실일 수밖에 없는 사진’에 매료돼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에게 풍경 사진은 ‘시간’이다. 이 작가는 “다큐멘터리 사진이나 보도 사진 등 대부분의 사진들은 찍은 그 당시의 기록만 남지만 난 그 시간을 더 늘려보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그에게 풍경은 그 풍경만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다고. 찍은 지 5년 정도인 그의 작품들은 30년의 세월을 족히 넘어 보인다. 이 작가는 사진을  누렇게 또는 빛 바라게 하기 위해 아크릴로 덧칠을 하는 등의 후 작업을 한 번 더 거친다. 이렇게 탄생한 이 작가의 사진들에서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시간의 두께감’을 느낄 수 있다.

▲ 공원2005부산영도-1, 70cmX47cm, 사진 위에 아크릴 채색, 2012

  풍경 사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날씨다. 작가가 생각한 구도와 이미지에 부합하는 날씨가 아니라면 작품의 주제가 바뀌거나 그날 사진 찍는 것마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는 “콘트라스트가 강하게 찍고 싶었는데 날씨가 흐리다면 그날은 찍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다행히 지금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돼 작가가 원하는 구도나 예상 풍경 등을 미리 예상해 볼 수 있어 편리해졌다. 
  그는 풍경 사진을 잘 찍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카메라의 노출에 대해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카메라의 빛 노출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가 선행되면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든 자신이 원하는 색감이나 풍경의 분위기를 기록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 이 작가는 “가령 바닷가는 원하는 그대로의 장면을 찍기 힘든 장소”라며 “자동카메라로 바다와 하늘 모두 파랗게 찍고 싶다면 노출을 투스텝 정도 낮춰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사진은 ‘시간’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우리학교에서 찍고 싶은 곳을 물었다. 이 작가가 찍고 싶은 곳은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문창회관. 그는 “문창회관 건물과 내부의 천장, 계단, 기둥 곳곳에서 아련한 느낌이 있다”며 “80년대 학생운동의 상처와 지금까지의 시간이 함께한 문창회관은 건물이라기보다 사람이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리운 느낌이 마냥 좋아 찍기 시작한 이 작가의 작품들은 그가 덧칠한 시간의 무게와 함께 아련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