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성적, 큰 성과, 많은 돈, 심지어 큰 키까지 ‘크다’는 것이 미덕이 되고 있는 현시대에 ‘작은’것의 중요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작은 고추가 더 맵다’나 ‘나비효과’이론 등 지금까지 전해져오는 말들은 작은 것에도 큰 위력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작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1일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 줬던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원자력과 핵무기를 탄생시킨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원자핵의 분열이다. 원자핵은 더는 쪼개지지 않는 가장 작은 알갱이로 알려져 있는 원자의 10,000분의 1 크기일 정도로 작다. 그러나 이 작은 ‘핵’이라는 물질이 가지는 위력이 인간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원자폭탄, 체르노빌·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여러 역사적인 사실들로 증명이 됐다.
  오는 26일에는 핵확산·핵테러 방지를 논의하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핵 관련 고위급 정상회담들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핵 보유 5개국이 주축이 돼 그들의 핵보유 정당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미 핵을 가진 강대국들이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비핵국의 핵보유 및 확산을 막으려 하는 움직임은 모순적인 대안일 뿐이다. 이렇듯 권력을 지닌 소수의 결정권자들이 핵문제 뿐 아니라 여러 중요 사안들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비슷한 논란이 최근 우리학교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학생들은 대표로 선출된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여러 사업들을 학내 구성원들의 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채 진행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맹휴업을 비롯한 총학 주최의 여러 행사에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저조했던 것을 떠올리면 올해 학생들의 높아진 관심 및 비판의식은 주목할 만하다. 소수의 총학 대표들이 주도하는 작은 일들도 우리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 또한 그들의 움직임을 늘 주시하고 피드백을 해주는 일 역시 2만 효원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한편 핵으로 권력을 거머쥔 자들을 견제하기 위한 탈핵운동이 전 세계를 돌아 우리나라에도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지난 10일에는 중구 일대에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행사를 곁들인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페스티벌’이 열리는 등 반핵시위가 즐거운 축제로 변화하고 있다. 이렇듯 원자력 발전소와 핵에 대한 인식이 점차 달라지고 있고 작은 규모로 시작해 관심을 받지 못하던 반핵운동에 점차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앞서 살펴본 사례와 같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소수가 휘두르는 횡포에 다수가 작은 목소리와 약한 힘으로 맞서고 있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춰지곤 한다. 그러나 나비의 작은 날갯짓처럼 결국에는 그들의 작은 노력이 하나하나 모여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 자그마한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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