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에서는 남과 여, 이러한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성을 나눌 수 없다.
 
동물의 세계에서 성정체성은 무의미하다. “놀래기라는 물고기는 성장과정에서 성전환이 일어난다”고 말하는 김병기(생명과학) 교수. 놀래기는 보통 수컷 한 마리가 암컷 3~4마리를 거느리고 번식하는데 우두머리 수컷이 죽으면 가장 큰 암컷이 수컷으로 성전환을 한다. 암컷 두 마리가 서로 만나면 시각적 자극을 받아 뇌하수체에서 성 호르몬이 분비된다. 몸집 크기에 따라 큰 것은 수컷으로 변하고 작은 것은 암컷으로 남아있게 된다. 시각적 자극을 받은 후 1시간 정도가 지나면 남성 호르몬이 분비돼 수컷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2~3일이 지나면 몸 색깔이 수컷의 피부색인 붉은색으로 변한다. 이 시기에 수컷으로 성전환한 놀래기는 가짜 정자를 뿜어내며 암컷과 산란행동을 시작한다. 2주 후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진짜 정자를 갖게 된다.
 
변온동물인 파충류가 성이 결정되는 방식은 독특하다. 파충류는 성염색체가 존재하지 않아 이들의 성은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 김병기 교수는 “거북이는 온도가 높으면 암컷이 되고 온도가 낮으면 수컷이 된다”며 “반대로 악어는 온도가 높으면 수컷이, 온도가 낮으면 암컷이 된다”고 전했다.
 
식물의 경우 겉씨식물은 종자식물 중에서 가장 초기에 나타난 원시적인 식물로 한 나무에 암수가 같이 있거나 암나무와 수나무로 나뉜다. 이근섭(생명과학) 교수는 “이러한 겉씨식물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소나무가 있다”며 “소나무는 한 나무에 암수가 같이 있는 자웅동주의 나무다”고 설명했다. 박주혜(화학교육 1) 씨는 “자연 속에서 성이 많은 방식으로 형성되어있는 것 같아 신기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