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사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이 명제를 처음 접했을 때의 두려움이 떠오른다. 내 젊음도, 풋풋함도, 동네친구들과의 우정도 변치 않고 영원할 것이라 믿었던 필자에게 변화는 ‘발전’이 아닌 ‘변절’이나 ‘상실’ 같은 의미였고 그것은 또한 공포였다. 그러나 그런 마음조차 변했고 이제는 변화에 익숙해졌다. 모든 것들의 변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됐을 때 스스로가 조금은 성숙해졌다고 느끼기도 했다.
  올해 첫 호 한림원을 ‘변화’로 시작한 것은 세상을 바꿀만한 변화의 시간들이 우리 앞에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번 해에는 대한민국 국민, 부산대학교 학생으로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삶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세계 30여 개 나라에서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며 우리나라도 총선과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학교 학생들은 약 8년여 만에 새로운 총장을 만나게 됐다. (이 지면을 채우는 부대신문 구성원도 물론 변했다) 우리 삶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큰 판이 마련된 것이다.
  여느 젊은이들이 그렇듯 효원인들의 현실도 그리 녹록치 않다. 국립대학이라지만 학교 예산의 절반가량은 기성회비란 이름으로 학생·학부모들이 채운다. 자취방에 생활비까지 마련하려면 첩첩산중이다. 통계에 의하면 올해 졸업한 학생들의 평균 빚은 1,308만원이라고 한다. 지식과 경험을 얻으려 대학에 와서 빚을 얻고 나가는 것이다. 또한 힘들게 졸업한 사람들 다수가 취업애로계층이 된다. 몇몇 보도에 따르면 대졸자 열 명중 4~5명이 졸업 후 놀고 있다고 한다. 모두 일할 능력이 있고 일할 의지가 있음에도. 이는 절대 가난한 몇 명의 일도 아니며 필자가 꾸며낸 이야기도 아니다. 당장 가장 큰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대졸자를 입력하면 첫 번째 연관검색어가 ‘평균 빚’, 두 번째가 ‘실업률’이다. 이것은 우리들에게도 현실이고 생활이다.
  변화를 말하다 뜬금없이 어려움을 토로한 것은 변화만이 또한 현실을 위한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2008년 총선에서 28.9%에 머물렀던 20대 투표율이 2년 뒤 지방선거에서 40%대로 뛰었다. 20대가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등록금, 취업 등 ‘청춘’들의 아픔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됐다. 이 일과 투표율 상승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박원순 시장은 당선 후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반으로 내렸다.
  지금이 녹록치 않은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다. 현실이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변화는 두려움이겠지만 지금처럼 현실에 모순이 많다면 변화는 곧 희망이고 발전이다. 희망을 이루고 발전해야한다. 우리가 변화의 흐름에 몸을 맡길 것이 아니라 변화를 앞장서서 이끌어야 한다. 또한 변화를 이룰 새로운 사람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회는 왔다. 먼저 즐거운 학교로 변화하기 위해 새로운 총장을 지켜보고, 대화하고, 목소리를 내야한다. 학생 복지를 지키고 구성원과 소통하겠다는 공약을 지키는지 감시해야한다. 내가 사는 지역을 변화시킬 새사람을 뽑기 위해 총선 후보자를 면밀히 검토하고 투표해야한다. 그리고 좋은 나라로 변화하기 위해 대선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또한 시간이 허락한다면 부대신문의 새로운 사람들에게도 많은 질책과 충고를 해주시길 바란다.
  변화만이 살길이다. 또한 새로운 사람을 뽑고 관심을 주는 것만이 변화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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