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설부분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5편이었다. 예년에 비해 작품들은 특정한 주제에 시선을 집중케 하는 서사적 구성을 보여주고 독자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는 등 단편소설에서 기대할 만한 성과를 보여준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을 파고드는 치열한 고민이 부족하거나 서술과 구성이 상투적이었으며, 젊은 대학생들에게 기대해봄직한 문제의식이 부족한 한계 또한 보였다.
다섯 편 중 심사위원들이 관심 있게 본 작품은 두 편이었다. 우선 두 편에 들지 않은 세 작품을 거론하면, <천국 이야기>는 천국에서의 사건을 통해 인간사회를 보려고 한 점에서 기발하고 흥미로웠지만 이승에서의 삶이 천국의 질서 속에 너무 많이 침투해 들어감으로써 교훈적인 우화로 흐르는 경향이 있었다. 남녀의 헤어짐과 만남을 소재로 한 <보고 싶었어, 연연>은 다루고 있는 소재와 대상에 대한 적절한 긴장과 거리감을 놓치고 있다. 두 연인의 관계를 금성과 연결짓는 것은 개연성이 부족했고, 특히 글쓴이 자신의 일상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그녀들>은 줄거리를 끌고 가는 능력은 보여주었지만 내용과 주제가 단순하고, 특히 주인공의 심리적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응시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회피함으로써 전개가 밋밋해진 경향이 있다.
심사위원들이 최종적으로 주목한 두 편의 작품은 <순정>과 <함구령>이다. <순정>은 중학교 때 만난 남녀가 헤어졌다가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기를 꿈꾸는 비교적 단순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두 사람이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계기들을 중간에 잘 배치함으로써 소설적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다양한 장면과 구성이 집중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면도 없지 않았지만 대담한 글쓰기와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대한 서술이 돋보였다. 한편 <함구령>은 군부대 내의 성폭력 문제를 절제된 시선과 긴장감 있는 서사로 잘 그려낸 작품이다. 하지만 그러한 절제 때문인지 이 사건을 계기로 주인공이 어떤 인식적 변화와 성장을 겪고 있는지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이 점이 아쉬웠다.
결론적으로 심사위원들은 <순정>을 당선작으로, <함구령>을 가작으로 각각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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