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반값 등록금이 현실로 이뤄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후보시절 약속한대로 서울시립대에 반값 등록금을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5일 시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우리대학의 등록금은 100여 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 된다. 이는 사립대의 4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학내에서는 반값 등록금을 반기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학교를 방문했던 날, 학생들은 감사의 손 팻말을 들고 박원순 시장을 환영했다. ‘반값 등록금 1호 대학’, ‘내 삶을 바꾼 첫 정치인 박원순 감사해요’ 등이 적혀 있는 팻말들은 공약을 지킨 박원순 시장에 대해 학생들이 가진 감사의 마음을 보여줬다. 이날 있었던 학생회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종민 총학생회장은 “우리대학 학생들을 효자로 만들어줘 감사하다”고 말하며 학생들을 대신해 고마움을 전했다.
 
반값 등록금에 대한 관심은 우리대학 학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시내 타 대학의 학생들은 우리대학의 반값 등록금이 모범적인 예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대학들로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마냥 반값 등록금을 환영하는 것만은 아니다. 등록금이 내려가면서 교육의 질과 학교의 지원마저 떨어지는 건 아닌지. 서울시의 지원이 몇 번으로 그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시장이 바뀌면서 정책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의 지원으로 이뤄지는 반값 등록금이 지방학생에게도 적용되는 점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대학의 지방학생 비율이 절반을 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더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공립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으로 반값 등록금에 보답한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박원순 시장과의 간담회 직전에 열렸던 사회공헌 선언식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표명했다. 앞으로 적극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먼저 나서 사회공헌을 약속하고 이를 지킨다면 반값 등록금에 대해 이이를 제기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교 본부 측에는 사회적 배려 계층 선발을 늘려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를 시작으로 두 번째, 세 번째 반값 등록금 대학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생의 적극적인 활동과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대학의 반값 등록금을 만든 주체는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이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정치인을 찾아가 반값 등록금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확약을 받아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어야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대학생들의 연대가 중요하다. 한대련을 비롯한 대학생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반값 등록금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반값 등록금이 실현될 수 있었다. 개인이 아닌 우리의 힘으로 이뤄낸 일이다.
 
등록금 문제와 법인화 등 국·공립대가 직면한 일이 아직 남아있다. 이를 해결하기위해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연대와 적극적인 활동이 시작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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