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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숟가락 개수도 알고 있지요”연제공동체 정덕용 센터장
  • 김현호 기자
  • 승인 2009.09.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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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집 사람에게 인사하는 일이 멋쩍어진지 오래다. 대도시에서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아스라이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연제구 황령산에 자리한 물만골 공동체는 다르다. 물만골 공동체를 일군 연제공동체 정덕용 센터장은 “이곳에선 이웃집 숟가락 개수도 훤히 알아요”라고 웃어 보인다.

  지난 70년대 말부터 도시 빈민가와 농어촌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황령산 자락에 터를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90년대 재개발위협이 불어 닥치자 마을 주민은 함께 저항했다. 우여곡절 끝에 공동으로 90년대 말 부지를 매입하게 된 물만골은 ‘공동체’로 발전하였다. 이때부터 물만골은 신년하례회와 대동제 등 공동체 행사를 기획해 주민의 연대의식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매달 한 번씩 월례강좌를 통해 파산대처, 주거 개선 등의 주민교육을 벌이고 있다. 정덕용 씨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갈등이 많았어요”라며 “지도부와 주민들과의 오랜 토론으로 오늘의 물만골 공동체가 있을 수 있었어요”라고 이야기한다.

  물만골 공동체를 만든 이면에는 재개발 위협처럼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었다.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된 오늘날 모든 것을 돈으로 환원하는 구조에서 인간마저도 값으로 매겨지고 있다. 정 씨는 “모든 것을 돈으로 보기 시작하면 인간성이 황폐해 질 수밖에 없어요”라며 “사람을 있는 그 자체로 대하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해요”라고 지적한다.

  이에 물만골 공동체는 옛 농촌사회의 두레를 지항하며 함께 노동하고 소비하는 ‘선순환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주민들이 희망근로를 자원해 공동체를 ‘생태마을’로 가꾸고 봉제 사업 등을 통해 자활도 추진하고 있다. 정덕용 씨는 “자본주의 상품의 대부분은 없어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어요”라며 “다만 식생활은 해결해야 하는데 이는 농산물 경작으로 충당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지만 그 속에서도 갈등은 존재한다. 정 센터장은 “운영과 관련해 구성원 사이에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라며 “다만 그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동체 정신이 발휘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마을주민 대다수가 노령이어서 세대전승이 핵심과제다. 현재 공부방 수준에서 세대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교육조합을 설립해 세대전승에 힘쓸 계획이다.

  끝으로 정덕용 씨는 대학생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던진다. 현재 대학생의 사회 참여의식이 부족하다고 운을 뗀 정 씨는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기업에 들어가려고 혈안이 돼있는 현실이 안타까워요”라며 “조금은 가난하더라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라고 충고한다.

김현호 기자  kkyuy@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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