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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
  • 윤정민 기자
  • 승인 2011.12.07 17:02
  • 호수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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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시>의 주인공 미자는 좋은 시를 쓰기위해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삶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발견한다. 영화 내용처럼 시는 삶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녹인 결정체며 삶 그 자체다. 그러나 현실에서 진짜 ‘시’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 마케팅팀 조선아 씨는 “최근 10년 내 종합베스트셀러 순위에 시집은 단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북스리브로 부산대점 정선호 점장도 “소수의 마니아층만이 시집을 찾아 판매량이 굉장히 적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학교에서도 시 관련 수업은 인기는 낮다. 이번 학기 교양선택 과목 중 시 과목은 현대시론 등 4개에 불과하고 수강인원도 적다.
  전문가들은 시가 찬밥신세가 된 것은 ‘속도’와 ‘경쟁’등 현대사회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장르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연상해야 하는 과정이 많아 현대적 감각과 거리가 있다는 것. 또한 잘못된 인터넷 문화도 악영향을 끼쳤다. 대한문인협회 김락호 회장은 “시는 길이가 짧아 인터넷을 통해 쉽게 유포될 수 있는데 이때 다른 장르에 비해 법적보호를 거의 받지 못해 문제”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시가 죽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시의 역할과 시만이 가지는 의미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학교에서 시 수업을 진행했던 홍옥숙(한국해양대 영어영문) 교수는 “수업 때마다 해주는 말이 ‘시는 평생 힘이 되는 친구’라는 말”이라며 “당장 취업을 위한 도구가 되지 않더라도 시를 통해 힘을 얻고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봉준 문학평론가 역시 “이성이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는 사회지만 인간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감성적인 것도 필요하다”며 “고정화된 인식이나 감각을 의심하게 해 새로운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시”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미디어 시대에 시가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재우(노어노문 1) 씨는 “스마트폰에 시를 검색하면 해석도 함께 볼 수 있는 어플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변화를 위한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멀티포엠’이나 ‘디카시’ 등이다. 멀티포엠은 문자뿐 아니라 영상, 음악, 이미지, 설치물 등 가능한 모든 표현 방법과 매체를 활용해 창작하고 전달되는 시문학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멀티포엠아티스트 장경기 시인은 “멀티포엠아트는 그 표현과 감상의 다양성으로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 여러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복합적인 시”라며 “시 문학이 첨단 과학 기술과 함께 호흡하고 이를 적극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DVD 시집을 발표하기도 하기도 했다. 또 홍옥숙 교수는 “최근에는 사진을 찍어 그걸 이용해 시를 쓰는 ‘디카시’ 시인들도 존재한다”며 “시의 개념도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변화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윤정민 기자  oasis0605@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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