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노동문학의 개념과 역사

노동문학이라는 용어만 듣는다면 쉽게 다가가기 힘든 딱딱함과 거부감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문학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노동문학인 것을 안다면 어렵게만 보이는 노동문학에 대한 인상이 조금은 나아질 것이다.
 

노동문학은 무엇일까. 김영희(전남대 국어국문) 교수는 ‘노동자가 이 세계의 주체’라는 관점에서 노동문학을 ‘노동자들의 시각에서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포착하고 그들의 요구를 진지하고 사실적으로 그리는 문학’이라고 정의한다. 동시에 현상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처한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까지 포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노동문학의 기원은 지난 1925년에 결성된 카프(KAPF)에서 찾을 수 있다. 카프는 무산계급 예술운동을 강령으로 내건 문학예술운동의 조직체였다. 1928년 당시 우리나라 공산주의 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 ‘12월 테제’에 의해 카프는 노동자와 농민의 연대를 강조하며 활동했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카프는 예술성보다는 정치적?사상적으로 대중을 계몽하는 것을 중시했다. 카프의 활동에 대해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최초로 노동자와 농민을 문학의 수용자로 끌어들이고자 했던 노력이 중요하다”고 의의를 평가했다.
 

1960년대 들어 노동문학은 ‘침체기’를 맞는다. 1940, 1950년대와 비교해 이 시기에는 노동 착취와 노동자의 소외가 대두됐다. 그러나 한국전쟁 후 ‘반공주의’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했고 저항적 정치 예술이 외면 받았기 때문에 1960년대의 노동문학은 양적으로 많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수연 문학평론가는 “노동문학이 대중적으로 읽히고 논의될 공론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1970년대의 노동문학계에는 <객지>로 대표되는 황석영,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유명한 조세희 작가가 등장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작품들은 지식인 계층이 노동자를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하지만 1980년대는 사회의 민주화 물결과 맞물려 노동문학이 부흥기를 맞았다. 박정희 독재정권의 몰락으로 시작되는 정치적 변화부터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1987년 6월 민주화 투쟁까지 사회 전체가 뜨거웠던 시기다. 더불어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 역시 1987년 7월과 8월 두 달 동안 3,337건의 쟁의가 일어난 ‘전국 노동자 대투쟁’으로 본격화 됐다. 이 시기 노동문학의 특징은 노동자 스스로가 노동문학 창작의 주체로 나섰다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 시인으로 유명한 박노해의 작품이나 전태일 열사의 수기 등 노동문학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는 ‘실천문학사’의 월간 <노동문학>, <새벽>, <노동자> 등 노동문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가 활발히 활동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성호 문화평론가는 “노동문학은 그 당시 우리 사회의 ‘아픈 부분’을 가장 솔직하게 짚는다”며 “우리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싶은 대학생이라면 노동문학에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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