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입니다’. 어느 순간 카페, 식당, 주유소 등의 벽면을 차지한 이 문구로 우리는 모든 것을 스스로하기 시작했다.
  셀프는 셀프서비스(self-service)의 준말로 고객이 자신에게 직접 서비스를 하고 이에 상당하는 인건비만큼 소매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방법을 뜻한다. 펀경영연구소 김찬규 소장은 “개인주의가 확장되면서 소비자는 자신의 욕구에 맞춘 서비스를 요구했다”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셀프서비스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셀프서비스는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고 소매가격이 절감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셀프사진관, 셀프주유소 등 활용 분야도 점차 확장되는 추세다. 셀프사진관 파파스튜디오 도상수 대표는 “직접 컨셉을 구상하고 사진을 찍는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격 절감도 소비자의 관심을 이끄는 요소다. 사진관에서 예식촬영을 할 경우 전문사진기사가 촬영하면 30만 원 정도, 셀프사진관은 5만원이다. 셀프주유소 역시 소비자가 직접 주유하는 시스템으로 소비자에게 가격절감 혜택을 준다. 동래셀프주유소 직원 ㄱ 씨는 “일반적으로 일반주유소와 셀프주유소는 약 50원에서 100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셀프소비자의 무분별한 태도 때문에 자원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선택의 폭이 넓은 식당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까페 루미 직원 ㄴ 씨는 “몇몇 소비자들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음식을 가져가지만 못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셀프서비스 도입이 실제 소매가격에 반영되는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프렌차이즈 업체나 식당, 커피 분야일 때 실제원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점의 셀프서비스 역시 소매가격절감의 효과보다 기업수익을 위한 효율성 측면의 방법으로 해석된다. 김찬규 소장은 “셀프서비스가 가격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주인을 도와주는 서비스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유성(전자전기 3) 씨 역시 “셀프서비스가 도입됐지만 물가는 점점 오르는 것 같다”며 “혜택이 소비자가 아닌 기업에 편중된 것 같다”고 의문을 던졌다.
  더불어 가격절감의 반영비율에 관한 기준도 불분명하다. 동래셀프주유소 직원 ㄱ 씨는 “각 기업마다 유가가격이 다르다는 이유뿐 아니라 셀프주유소마다 가격을 낮추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러한 우려에 전문가들은 정부당국의 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김수연 씨는 “셀프서비스가 필요한 건지,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셀프서비스의 가격기준과 이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국장은 “예를 들어 셀프서비스라면 가격이 4,300원, 종업원의 서비스 받는다면 4,500원이라고 명시해야 한다”며 “두 가격을 모두 명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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