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국도가람예술관에서는 ‘반(反)개발 영화제 : 4대강 개발에 저항하는 삶’이 열렸다. 이 영화제에서는 ‘4대강 레알 살리기 옴니버스 영상 <강, 원래>’프로젝트의 14편 중 <농민 being>, <비엔호아> 등 12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강, 원래>는 전국에 흩어져있던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과 미디어 감독들이 4대강인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시선으로 기록해낸 영화다. 오랫동안 4대강 사업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기한 감독들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는 강과 사람의 모습을, 왜 강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하는지를 알리기 위해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돼 올해 초 7편의 작품이 제작됐고 최근 5편이 더 추가돼 총 14편의 영상으로 구성돼 있다. <자전거의 이름으로>의 감독이자 <강, 원래>프로젝트 이하연 프로듀서는 “전국적으로 미디어운동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 미디어활동가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었다”며 “각자 자신의 지역과 다양한 주제, 스타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열린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첫 상영회를 가진 뒤 꾸준히 전국 순회 공동체 상영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공동체 상영 방식으로만 만나볼 수 있었던 <강, 원래>를 이번 ‘반(反)개발 영화제’를 통해 부산에서는 최초로 극장 상영이 이뤄진 것이다.

  홍보가 부족했던 영화제였으나 어린 아이들부터 대학생들, 어머니들까지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제에 참석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학부모회 영화모임 활동으로 영화제에 참석했다는 곽선희(낙민동, 48) 씨는 “<강, 원래>라는 프로젝트명이나 <허벌란 이야기>란 영화제목들도 독특하고 재밌다”며 “미디어 활동가들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는 자체가 관객들에게는 고마운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유현진(경제 4) 씨는 “4대강 사업으로 어느 정도의 피해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영화제가 그런 생각을 바꿔줬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상영됐고 중간에는 감독들과의 대화도 진행됐다. 이은영(동아대 문예창작 2) 씨는 “원래 4대강 사업 문제에 관심이 없었고 환경문제만 연관된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며 “이 영화제를 통해 야생동물과 농민들 모두가 복합적으로 얽혀진 문제라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고 밝혔다. 삼락둔치와 낙동강에 대한 사람들의 추억을 담은 영화 <비엔호아>의 박배일 감독은 “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강이 스스로 흘러가는 것을 사람들이 막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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