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복성경 사무차장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복성경 사무차장은 다양한 계층들과 함께하는 미디어 교육, 시민의 방송 참여나 시청자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public access)을 맡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역 언론 감시활동인 언론 모니터링 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 현재 언론환경이 어떻다고 보시나요?
  우리나라 언론환경은 절차적 민주주의가 실현되면서 언론사의 표현의 자유, 편집권 독립 같은 것들이 보장됐어요. 하지만 MB 정부 들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 표현의 자유인데 이 자유가 국민 개개인은 물론 사회적인 비판기능을 해야 할 언론에게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으니까요.

  점점 덩치가 크고 자본이 많은 언론들이 언론 시장과 광고 시장을 독점함으로써 여론 다양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문제에요. 다양한 여론이 반영될 수 없다는 것이죠. 언론이라는 것도 산업적인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사회적 책무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죠.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도입된 이후 언론 환경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아무래도 종편이 시행되다보면 지상파와 똑같은 뉴스부터 드라마까지 종합 편성이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 종편이 직접 광고를 유치해서는 안 되겠죠. 현재는 한국광고방송공사라는 광고를 대행하는 공적기관이 있어 그나마 방송 내용의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어요. 하지만 조중동 방송이 시작되면 이들은 자신들의 힘을 믿고 광고 직거래를 할 텐데 광고주와 방송사가 유착할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갈 거예요.
  실제로 지난 2008년 광우병 쇠고기 파동 때 정부 광고를 받은 조중동 같은 경우에는 비판 기사가 거의 없었고 상대적으로 한겨레나 경향신문은 비판 기사를 실었으나 정부가 광고를 하나도 주지 않아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부산민언련은 종편 저지를 위해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오셨나요?

  지난 2009년 미디어법이 불법, 불공정하게 통과되면서 신문과 방송의 겸업이 보장되는 법적 조건이 마련됐고 우리나라 신문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조중동이 방송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어요. 조중동은 신문 시장에서 75%를 차지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방송까지 하면 여론의 다양성을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아요.

  우리는 지역에 살고 있지만 언론은 수도권 중심이다 보니 지역 언론이 사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에요. 주요 언론이 지역민의 삶에는 관심도 없는 상태에서 지역언론의 존재가 굉장히 중요한데 조중동이 종편까지 해버리면 광고시장부터 잠식하게 될 것이고 영향력도 더 커져 지역 언론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고사위기에 처하겠죠. 그러면 그 피해는 지역 언론사뿐만 아니라 지역민들도 함께 질 것이고 비판적인 지역 언론이나 지역의 시각으로 의제를 만들어낼 만한 언론이 없어질 거예요. 우리 단체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민들에게 많이 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언론학교에서 대중강좌를 통해 사람들에게 종편을 알리는 활동을 했어요.

부산민언련에서 하반기에 준비 활동은 무엇이 있나요?
  하반기도 상반기와 연장선상에서 야당, 시민, 언론단체들과 함께 미디어렙 입법을 요구할 거예요. 우리는 지역의 대표적인 언론 단체이다 보니 미디어렙 입법을 촉구하는 운동을 하고 있고 다른 시민단체, 언론노조와 연대해 캠페인이나 기자회견이나 1인 시회를 벌이고 있어요.

앞으로 종편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미디어법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신문과 방송 겸업이 불가능했을 것이 분명 하잖아요. 정부와 여당에 의해 날치기 통과된 법이고 문제가 많기 때문에 다시 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안 되는 것이죠. 현재의 심각성을 깨닫고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진입해 법을 개정해야 해요. 그리고 어떻게든 종편 방송이 올해 안에 시작되지 못하게 개국 시기를 미루면서 국회에서는 법안을 재점검하는 것이 필요해요. 법이 개정되지 않고서는 종편에 브레이크를 걸만한 것이 없는 상황이에요. 법 개정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해요.

언론의 재원 마련 시스템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인터넷이 있지만 방송은 가장 영향력 있고 사람들이 많이 보는 매체잖아요. 현재는 방송사가 직접 광고를 거래하지 못해요. 즉 언론 다양성은 민주주의 핵심이고 언론이 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방송광고공사처럼 큰 언론사와 작은 언론사가 균등하게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있는 것이죠. 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공적인 기구가 설립돼 광고를 분배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해요. 조중동 방송에 대한 특혜를 없앤다거나 미디어법을 개정하면 최소한 정글의 법칙처럼 광고를 향해 물어뜯고 싸우는 일은 없을 거예요.

  신문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있고 지역마다 의제설정과 여론을 대변할 지역 언론이 꼭 필요하죠.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언론이 활성화될 수 있는 조례를 만들어 지원해야 해요. 언론사에 직접 지원을 하기 곤란하면 독자가 무료로 구독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익기금을 조성할 수도 있겠죠. 즉 발전위원회는 지역 언론을 보호할 제도와 정책을 펼치고 또 지방자치단체는 그것을 보호할 조례를 마련하거나 공익기금을 조성해야겠죠. 그리고 언론사들 역시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자정노력이 꼭 있어야 해요.

지역 언론을 모니터하고 평가를 해보시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언론개혁운동 중 제일 중요한 사업이 지역 언론 감시사업인데 출범부터 모니터 사업이 가장 중요하죠. 방송 3사는 메인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전체 지면을 살펴봐요. 저는 지난 94년부터 모니터 활동을 했는데 중간에 잠시 공백기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지난 90년대에는 불공정 보도가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선거가 다가올 때 불공정 보도가 심했는데 신문 사진 크기를 재보면 항상 여당 사진이 컸어요. 여당 사진은 군중들이 모여 아주 골돌하게 경청하는 사진이지만 야당 사진은 잠시 쉬거나 도시락을 먹고 있거나 그런 사진이 많았고요. 기사양이나 논조를 보면 편파보도도 많았어요.

  지난 2000년대 들어오면서 민주정부라 불리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오면서 언론이 눈에 보이는 편파보도를 하는 것이 줄어든 것 같아요. 왜곡보도를 찾아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신문은 개선 많이 됐고요. 반면 방송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스로 발굴하거나 심층 취재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지자체나 관공서에 주는 뉴스를 그대로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지역 문제를 사람들에게 알리는데 굉장히 미흡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발로 뛰는 기사가 많아졌고 심층 보도나 지역 뉴스를 관심 있게 보도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수치와 관련된 것, 물리적인 현상만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알려 주면 시청자가 그것을 보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겠죠.

대학생들은 언론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며 어떠한 사고를 해야할까요?
  20대는 대부분의 정보와 뉴스를 신문, 방송보다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통해 습득하죠. 천편일률적이고 잘못된 지식, 스스로 찾아나가는 경험이 없는 것이 인터넷 세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점 더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그 정보를 깊이 있게 고민해보는 너무 없는 것 같아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자동으로 올라오는 기사를 보거나 주는 대로 받는 경우가 참 많잖아요. 정보를 습득할 때 조금 깊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책이나 신문을 통해 내용을 깊게 생각하는 노력을 해야 해요.

  방송도 마찬가지인데 우리가 미디어 교육할 때 대학생들에게 많이 하는 이야기가 미디어도 각각 종류와 장점들이 다 있으니 한 가지만 편중해 이용하지 말라는 것인데요. 인터넷 이외에도 신문을 보거나 방송도 시청하고 그 중에서 관심가고 괜찮은 것을 찾아서 보면서 미디어를 다양하게 이용해보는 경험을 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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