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과 함께 독서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가을을 맞아 우리학교 도서관에 속속들이 모여드는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다. 바로 오는 27일(예정)에 열리는 낭독회다. “이름만으로 가을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낭독회가 신선해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김수현(불어불문 2) 씨. 책을 보는 것뿐 아니라 말하고 듣고 이것을 느끼는 낭독회로 올해 가을은 더욱 풍성해 진다.

낭독이란 눈으로 읽었던 책 내용을 소리내어 읽는 것을 말한다. 글자로 박제된 책이 목소리에 배경 음악까지 더해지면 그 감정이 배가 된다. 낭독자로 유명한 인디고서원 허아람 대표는 “목소리는 그 사람을 표현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라며 “마찬가지로 좋은 목소리로 좋은 글을 낭독했을 때 그 내용을 표현하는데 훨씬 깊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더불어 “목소리와 함께 들려주는 음악은 책의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고 덧붙인다. 또한 낭독은 소설과 시 등에 숨겨진 노래 리듬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읽는 이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백년어서원 김수우 시인은 “서사시에서 출발한 소설과 시는 원래 노래다”며 “낭독하는 육성을 통해 그 리듬을 다시 찾아 언어 속 노래를 다시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소통이 절실한 오늘날에 낭독회는 이를 해결할 방법 중 하나다. 책을 함께 느끼고 그 속에서 삶을 발견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돼 소통의 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 김수우 시인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을 떠올려봐라”며 “책 속에 자신을 몰입해 아이와 소통하는 것처럼 낭독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비유한다. 그러나 낭독회는 즐길 줄 아는 소수사람만이 모여 그 단위가 작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고현철(국어국문) 교수는 “전통적인 독서방법인 낭독은 직접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만 널리 소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소리를 내지 않고 눈으로만 책을 읽는 묵독이 익숙한 오늘날 대학생들에게는 낭독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와 인쇄술의 발달로 독서형태가 묵독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고현철 교수는 “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책을 가진 이가 이를 읽어주는 독서형태였다”며 “오늘날 묵독은 지극히 개인적인 독서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가을 냄새 물씬 나는 지금 우리학교를 비롯한 곳곳 도서관, 서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낭독회가 진행 중이다. 김수우 시인은 “낭독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표현이다”며 “그 문장 표현이 좋으니까 읽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읽으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우리학교 기획홍보팀 장향자 사서는 “가을 분위기에 맞춰 행사를 진행 중이다”며 “자신의 진정성과 철학, 감성이 담긴 책을 남들에게 전달력 있게 읽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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