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말 결성된 청년시민제작팀 ‘배짱이들’은 미디어를 직접 그들의 손으로 만들고 그들의 입으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뭉쳤다. 배짱이들은 다큐멘터리 창작공동체 오지필름 문창현 대표와 김현아(불어불문 08, 휴학) 씨, 강단하(경성대 신문방송 2) 씨, 안명환(동의대 신문방송 07, 휴학) 씨, 제봉득(동의대 신문방송 06, 휴학) 씨, 허주영(사회 05, 휴학) 씨 총 여섯 명의 청년들로 구성됐다. 그들은 부산MBC 시민제작지원팀에 소속돼 개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던 중에 서로의 뜻이 통해 팀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초가을 여우비가 내리던 지난 10일,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라디오 녹음실에서 ‘추석’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가며 녹음을 하고 있던 ‘배짱이들’을 만났다. 이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직접 말하고자 뭉친 청년시민제작팀이다.


  미디어를 직접 만들고자 모인 배짱이들은 부산MBC의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인 <TV 시민세상>과 <라디오 시민세상>에 방영할 그들의 프로그램을 꾸준히 만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창현 씨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 예정인 <나비와 바다> 조연출로 활동하고 다른 배짱이들 모두 배짱이들 안에서 그들만의 작품을 제작해내고 있다. 그들의 배짱이 활동은 희망버스를 다녀온 후 느꼈던 것들을 담은 영상제작을 시작으로 초록색 배짱이 머리띠를 끼고 그들만의 톡톡 튀는 색깔이 담긴 프로필 영상까지 다양하다.


  배짱이들은 팀을 꾸리기 전부터 세상에 귀 기울이기, 미디어 만들기, 소통하기를 직접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봉득 씨는 “대학생들에게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장이나 기회가 많지 않아요”라며 “젊은 사람들이 모여 미디어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싶었죠”라고 강조했다.


  ‘개미와 베짱이’ 우화를 떠올리게 하는 그들의 이름. 현아 씨는 “우화의 교훈과는 반대로 현재를 즐기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베짱이처럼 색다른 가치를 좇아가보자는 생각이 그 시작이었죠”라고 배짱이의 탄생비화를 들려줬다. 그러나 왜 ‘베짱이들’이 아니라 ‘배짱이들’인지에 대해 주영 씨는 “배짱이 두둑하다는 의미도 들어있어요”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그들은 미디어를 스스로 만들어나가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고 느끼는 것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사고로 딸을 잃은 어머니를 인터뷰했다는 현아 씨는 “어머니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안타까웠고 그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라고 씁쓸함을 털어놓았다. 지하철 청소용역 노동자를 인터뷰할 때 많은 것을 배웠다는 주영 씨 역시 “그분들은 하루 종일 CCTV 감시를 받으면서 근무를 하고 계시다는 걸 그때서야 처음 알았죠”라며 “이러한 활동 없이 일반 대학생으로만 머물렀다면 몰랐을 것들을 배우고 얻는 것이 정말 많아요”라고 덧붙였다.


  다른 팀원들과 함께한 인터뷰 내내 스튜디오 한편에서는 창현 씨가 오전에 녹음을 했던 파일을 열심히 편집하고 있었다. 무엇이든 열정적으로, 쉽게 지나치는 것들에 귀를 기울이고 미디어에 담아내고자 하는 배짱이들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다른 배짱이들을 찾아서’라는 프로젝트로. 현아 씨는 “우리처럼 또다른 배짱이들을 알아보고 싶었어요”라며 “그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배짱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고 대중에게도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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