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서울광장과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 당시 촛불을 든 시민들은 하나의 목소리로 ‘헌법제1조’와 ‘아침이슬’을 불렀다. 대학생들은 ‘바위처럼’을 부르며 몸짓을 했다. 이를 보고 “억압이 있을 때 서로를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투쟁의 힘이 되는 민중가요의 모습을 보았다”며 노래극단 희망새 조재현 대표는 전했다. 


  민중가요란 주로 사회운동에서 불리는 노래로 투쟁가, 민가 등으로 불리며 민중이 한마음, 한뜻으로 즐겨 부를 수 있도록 작사·작곡됐다. 노동가요그룹 꽃다지 민정연 대표는 “8,90년대 선배세대는 민중가요로 스스로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1980·90년대 통기타를 치며 민주화의 열망을 부르짖던 캠퍼스의 모습은 사라졌다. 당시 학내에서 활발히 민중가요를 부르던 구성원들의 모습 역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박휘정(재료공 4) 씨는 “몇 년 전만 해도 한미 FTA 반대시위나 농활, 동아리 안에서 몸짓과 함께 민중가요를 활발히 불렀다”며 “지금은 관심도 줄어들고 신입생 모집 시 일시적으로 하는 일이 대부분인 것 같다”고 전했다. 최영민(분자생물 2) 씨 역시 학내에서 관심이 감소하는 이유와 함께 “민주화에 대한 권리를 찾으려 불렀던 민중가요는 시대가 흘러 이제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내에는 여전히 민중가요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동아리가 있다. 부산대노래패연합(이하 부노련)은 중앙동아리 ‘소리터’, ‘쇳물’을 포함해 단과대학 소속의 노래패 3개가 소속돼 함께 활동하고 있다. 부노련은 매주 금요일 반값등록금 집회와 ‘부산 회춘 프로젝트’ 의 일련인 ‘온천천 문화 살롱’ 등에 참여한다. 부노련 현수빈(정치외교 3) 의장은 “투쟁적이던 기존 민중가요에 대중적 코드를 가미해 사람들과 소통하려 한다”며 “획일화된 가요에 익숙한 대중들이 ‘혁명을 노래한다’는 민중가요의 선입견을 깨고 재밌는 활동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민중가요가 학내에서 관심을 잃어가는 현실 속에서도 미래는 보인다. 민정연 대표는 “현재 젊은이들의 소통방법이 8,90년대와 다르지만 반값등록금 투쟁에서 보여준 행동이나 연대노력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관심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며 “2,3차 희망버스 당시 혼란 속에서 무작정 시작한 노래에 동네 주민들도 박수를 치며 함께 하는 모습은 민중가요의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조재현 대표는 “8,90년대 대학에서 민중가요가 활성화 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생이라는 자각에서 기성과는 다른 대안 문화를 만들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학생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삶이 있고 지향이 있다면 민중가요처럼 스스로에게 자양분이 되는 노래는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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