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어렵죠. 광고매출과 관심도 다 줄어들고.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라는 공룡까지 곧 등장할 텐데 그냥 지역방송은 다 죽으라는 소리죠” 지역방송의 공통된 목소리다.


  언론의 다양성 증대와 지역민들의 목소리 대변 등 공공적인 성격으로 출범한 지역방송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역방송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하나의 산업으로 치부하는 정책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지역 언론의 죽음은 지역문화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 말 개국 예정인 종편은 지역방송의 시름을 더 깊게 할 전망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이영우 KNN지부장은 “지금도 지역방송은 광고매출 등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현재 정책들이 종편채널들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라 공정경쟁이 어렵다”며 “신자유주의적인 논리로 지역방송을 완전한 경쟁 속에 밀어 넣는 것은 어른과 아이를 싸움붙이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계속 미뤄지는 미디어렙법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방송들이 걱정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디어렙법은 방송사와 기업이 직접 광고를 거래하는 것을 막고 광고대행사를 통해 적절히 배분하도록 해 광고 직거래 시 생길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을 막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종편채널은 미디어렙에 포함되지 않는다. 종편 출범 시 지역방송의 광고매출이 연간 1천668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밝힌 변상규(호서대 뉴미디어) 교수는 “광고시장의 파이는 한정돼 있는데 종편이 생겨 광고가 몰리면 지역방송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은 있어도 지역방송은 반드시 존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정희 사무국장은 “지역현안에 관심을 갖고 보도는 곳이 지역언론 밖에 없고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방송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연우(세명대 광고홍보) 교수도 “지역의 독특한 정서, 취향 등 지역문화가 다양하게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지역방송”이라며 “이렇게 지역문화가 풍성해져야 전체적인 문화적 다양성도 보장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영우 KNN지부장은 “지역방송이 제 역할을 하면 지역문화가 살아나고 지역에 건전한 일자리도 많이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방송이 이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역민방노조협의회 김대환 의장은 “지역 언론들은 그 탄생배경에 맞게 공공적인부분에서 지역성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민들의 대변자 역할과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더 잘 해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노진호(신문방송 05, 졸업) 씨도 “중앙방송과 대결 구도로 가기보다는 지역성에 주목하고 이를 강조해야 경쟁력도 생기고 지역문화 발전과도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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