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인들에게 여름은 정말 중요한 계절이다. 겨울의 추위가 혹독해서가 아니라 겨울이 아주 길고 대부분의 날이 흐리기 때문이다. 스웨덴인들의 햇빛사랑은 유별나며 필자는 이 더운 날씨에 길을 다닐 때도 그늘을 피해 햇빛 속으로 걷는다. 햇빛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인 여름을 어떻게 보내는가는 스웨덴인들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스웨덴 직장인들은 연간 5주의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만일 원한다면 더 오래 휴가를 낼 수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름 동안 이 휴가를 사용한다. 기업들은 한꺼번에 빠져나간 일손을 메우기 위해 학생들에게 여름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여름휴가를 일주일 정도 사용한다고 들었다. 짧은 휴가기간 동안 이곳저곳 다니다 보면 오히려 피로가 쌓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웨덴에서 휴가는 말 그대로 편히 쉬는 것이 목표이다. 스웨덴인들은 휴가기간 동안 바닷가 근처 마을이나 숲 속의 아늑한 호숫가를 찾아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또 다른 인기 있는 여름 활동은 카라반(캠핑 카)으로 캠핑을 떠나는 것이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딘가로 떠나는 카라반을 자주 만날 수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필자와 여동생들을 데리고 먼 지방으로 캠핑 여행을 자주 떠났는데, 언덕길 주차장에서 바라보던 아름다운 시골 풍경과 고요한 일몰은 아직까지도 기억 속에 생생하다.


  파티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활동이다. 여름 동안 스웨덴 각지에서 많은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스웨덴은 수많은 유명 팝 아티스트들을 배출하고 있는 만큼 젊은이들이 이런 페스티벌을 찾아 며칠 동안 밤낮으로 파티를 열며 좋은 음악과 긴 여름밤을 즐긴다.


  필자의 고향 할름스타드는 인구 8만의 스웨덴에서는 중간 규모의 도시이다. 이곳은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이며 스웨덴에서 가장 유명한 튈뢰산드 해수욕장이 있다. 해운대보다 너비는 좁지만 7km 길이(해운대의 약 4배 정도) 백사장이 길게 펼쳐진 아름다운 곳이다. 스웨덴과 한국의 해수욕장 풍경은 사뭇 다르다. 햇빛을 사랑하는 스웨덴의 해수욕장에는 파라솔을 찾아보기가 힘들지만 한국은 백사장에 파라솔이 빽빽이 늘어서 있다. 여성들의 옷차림을 봐도 스웨덴 여성들은 일광욕을 즐기기 위해 가능한 살이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지만, 한국 여성들은 평상복 차림이거나 수영복 위에 옷을 덧입기도 한다.


  문화는 다르지만 여름휴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모두 다 같을 것이다. 한 달여 남은 방학 알차게 계획을 세워서 후회 없는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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