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짜놓은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복을 찾아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는 것=성공’이라는 명제는 더 이상 유일한 정답이 아니다. 기업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 비영리단체, 나의 이익과 남의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을 창업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혜경 씨는 LG전자 Engineering 사업부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그러나 2년 전부터 나눔의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는 ‘아름다운 가게’ 간사로 일하고 있다. 퇴직을 결심한 순간을 떠올리며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회의감이 밀려왔다”며 “회사는 거대한 기계고 제가 마치 하나의 부품같아지더라”고 회고했다. 그는 업무에 대한 부담감은 커지고 일에 대한 열정은 작아진 자신을 보았고 아름다운 가게를 만나 퇴직에 대한 결심을 굳혔다. 월급은 줄었지만 늘어난 보람에 행복을 느낀다고.


  사회생활의 시작을 시민단체로 정한 젊은이도 있다. 환경단체 ‘미래숲’ 명정인 청년교류팀장은 지난 2003년부터 조경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사막 식수 사업과 청년 교류 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정인 씨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남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며 “돈의 가치는 상대적인 것이다. 많이 벌어도 부족함을 느낄 수 있고 적게 벌어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고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창업도 떠오르는 대안이다. 시키는 일을 수동적으로 하는 것보다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하며 자신의 ‘진짜 꿈’을 실현시키려는 욕심 많은 젊은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설립돼 청각장애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Headflow’ 공동대표 조유선 씨는 “기존 교육 체계에서 전무했던 청각장애인을 도울 때,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만족감과 행복을 느낀다”며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은 ‘내’가 신나고 즐거울 때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회적 기업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자 이를 지원하고 양성하는 단체도 만들어졌다. ‘희망제작소’ 소속 ‘희망별동대’는 5년 전부터 사회적 기업을 구상하고 있는 청년들을 뽑아 사업운영계획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이에 맞는 교육과 법인설립을 지원한다. 4기로 활동 중인 김경희(서울시 흑석동, 24) 씨는 “남들이 다하는 스펙을 쌓고 거기에 맞춰서 취직하는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는 삶을 살기는 싫었다”고 말했다. 희망별동대를 운영하는 배민혜 간사는 “희망별동대를 지원하는 사람이 매년 늘어난다”며 “모두들 가슴속에 작은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덧붙여 “취직이라는 목표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생계를 위해 사는 것인지 꿈을 위해 사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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