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주식회사/ 에릭 슐로서 외 /

미국 식품 시장의 구조적 모순.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전문가들이 기술했다.

  저자는 책의 머릿말에서 ‘우리는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지면서 글을 써내려간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대다수의 사람들 역시 ‘그렇다면 우리는’이라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이 책은 독자 스스로 밥상을 의심해 식품기업들로 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지켜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밥상의 위기’가 새로운 농사형태인 기업(혹은 공장)형 농장의 출현에서 왔다고 말한다. 기업(공장)형 농장은 수 백 마리의 가축을 좁은 우리에 모아서 기를 뿐만 아니라 동물의 피와 배뇨를 사료에 첨가해 무리하게 성장을 촉진시키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온 가축들은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의 꼬리를 물어뜯는 버릇이 생겼다. 게다가 집단 사육되는 환경은 광우병, 이콜리와 같은 질병이 사람들에게 전염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식품산업구조는 유전자 조작 식품으로 인한 기형아 증가, 과도한 농약 사용으로 인한 인체 면역력 약화와 같은 인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책의 대부분을 살펴보면 미국 중심적으로 이야기를 다뤄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책에서는 ‘우리 이야기’라는 코너를 만들어 위의 문제들을 한국실정에 맞게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의 ‘우리 이야기’를 쓴 허남혁 씨는 “본문 내용에 비해 짧은 해설이지만 우리나라 상황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시스템과 구조로 식품 시장이 구성돼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서 지적한 ‘밥상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금의 식품 생산 구조를 깨트리고 다시 과거처럼 가축들을 방목함으로서 기업(공장)형 농장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 먼저 공동텃밭을 가꿔 밥상에 올라오는 식품을 우리 손으로 직접 생산하고 소비해 우리 스스로 먹거리를 지킬 수 있다. 또한 농부들은 유기농법으로 개인이 만들어 낼 수 없는 범위의 식품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질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생산구조와 유통구조를 바꾸는 것에서 그친다면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이와 더불어 현대인의 입맛을 바꿀 필요가 있다. 특히 현대 어린이들이 기업(공장)형 식품생산 체계에서 나오는 음식에 입맛이 적응됐다. 문제의 주범인 값싼 정크푸드(junk food)의 판매를 막는 법규를 만듦으로써 유통을 막는다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구제역을 틈타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수입 돼지고기가 무분별하게 들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 먹거리까지도 위험해지고 있는 가운데 <식품주식회사>는 우리가 먹는 음식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게 만드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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