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일본의 약 9.0 규모의 대지진 소식에 전 세계가 요동쳤다. 일본에 대한 안타까움과 관심이 높아지는 이 시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부산 속의 일본 문화를 따라 여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과 일본 사이는 가까운 거리만큼 잦은 교류와 아픈 역사적 유적이 많아 그 영향이 부산 곳곳에 남아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아 소외받고 있는 현실이다. 김승욱(한문 4) 씨는 “일본의 영향이 미친 유적이나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못 찾겠다”며 “사실 부산에 있는 일본 영사관 위치도 모른다”고 말했다.


  1600년대에는 일본 상인들이 부산에 대거 건너와 한일외교와 무역이 이루어졌는데 그 중심에 부산의 두모포왜관과 초량왜관이 있었다. 두모포왜관은 초량왜관이 생기면서 사라졌다. 초량왜관도 용두산 일대의 10만평의 거대한 규모로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용두산 공원 입구에 표지석만 남아있다.


  현재 중구 대청동에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을 수탈했던 대표적인 기구인 동양척식주식회사를 그대로 보존해 리모델링한 부산근대역사관이 위치하고 있다. 부산근대역사관 위순선 학예연구사는 “의미 있는 상징적 공간인 동양척식회사를 그대로 살려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려 했다”고 보존 이유를 설명했다. 3층 전시실에는 평면적 전시에서 벗어나 1930년대 중·서구 일대를 재현한 근대 거리가 조성돼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근대거리 전시를 관람한 서희동(초량동, 26) 씨는 “늘 걷던 거리가 당시에는 이랬다는 걸 직접 보고 걸을 수 있어서 신기했다”며 “특히 지금과 그때를 비교해 문화가 많이 달랐다는 걸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영향을 받은 유적지 말고도 부산에는 일본의 음악이나 연극 등의 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장도 마련돼 있다. 매년 재부산일본국총영사관에서 주최하는 일본가요대회와 일본어연극제가 각각 6월, 9월에 열린다. 일본영사관 공보문화부 문미경 씨는 “한일 간의 상호 이해와 문화 교류의 폭을 넓히고자 이 행사들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번 해 일본가요대회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연극제는 경성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또한 일본문화를 느낄 수 있는 축제도 매년 열리고 있다. 오는 5월 5일부터 8일까지 용두산 공원에서 ‘조선통신사 축제’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한일 양국의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이 축제에는 ‘한일 뮤직 페스티벌’과 ‘한일 춤 한마당’ 등을 비롯해 메인 행사인 조선통신사 거리 행렬이 펼쳐진다. 이 행사에는 일본인들이 직접 전통의상을 입고 행진을 한다. 조선통신사 문화 사업팀의 양주원 씨는 “올해는 조선통신사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1811년으로부터 200년이 되는 해이며 이 사업이 10년이 되는 해라 더 많은 행사와 풍성한 볼거리가 있을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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