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정부와 구소련이 공식수교를 맺고 2년 후에 부산은 블라디보스토크와 자매결연을 체결해 지금까지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90년대 초중반 많은 러시아 상인들이 항로를 통해 부산을 방문했고 초량동에는 이들을 위한 상가 거리도 조성됐다.


  오늘날에는 러시아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줄었지만 초량동 외국인 상가거리에는 아직도 러시아풍의 물건들과 러시아어로 된 간판을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는 환전소를 비롯해 러시아식 전통 바비큐 ‘샤실릭’이나 러시아 팬케이크 ‘블린’을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있다.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주점에서는 보드카나 코냑 같은 러시아 술도 판매하고 있다. 초량2동 주민센터의 김종진 주무는 “90년대 초반 러시아와 교류가 이뤄지면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항로가 열렸고 많은 러시아 사람들이 이곳에 와 생필품과 물건을 사갔다”며 “지금은 외국인전용 술집이 9개정도에 가방판매소와 조그만 음식점 등이 들어서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부산에서 러시아의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주한 러시아대사관 부산학교(부산 러시안스쿨)’과 ‘부산-러시아 정보센터’, 우리학교의 러시아센터 등에 가면 다양한 러시아 문화를 체득할 수 있다.


  대연동에 위치한 ‘주한 러시아대사관 부산학교’는 러시아 정부에서 공식 지원을 하며 러시아 국적의 학생들이 정식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교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부산-러시아 친선의 밤’ 행사가 개최된다. 12월에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전통복장을 입고 러시아 춤을 추거나 민속놀이를 즐기고 러시아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한다. 홍상태 교장은 “6월 초 러시아 국경절과 수료식을 겸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모든 행사에 한국 학생들과 러시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참여해 같이 어울리고 러시아 문화를 맛볼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부산-러시아 정보센터’는 연산동에 위치해 있고 부산에 거주하는 러시아인 지원과 부산-러시아간 교류협력 확대를 위해 설치됐다. 부산국제교류재단의 독립기구로 러시아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러시아어 강좌나 기타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김윤섭 대리는 “국제교류재단 어울마당 행사에 러시아 공연단을 초청하고 ‘러시아 사람들이 그린 부산’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러시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학교에는 2009년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러시아센터가 문을 열었다. 효원문화회관 6층에 자리한 러시아센터는 한국 내에 러시아 문화를 보급하고 러시아의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러시아세계기금’에서 설치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학교와 문화교류관련 학술세미나도 진행한다. 러시아센터 행정실장 박현지(노어노문) 강사는 “러시아 도서는 물론 러시아 위성 TV시청과 DVD 감상, 자료 검색 등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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