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보건복지부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이 있음에도 정신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11.4%에 불과했다. 이와같이 우리나라에선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다.

  정신과 진료를 거부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의료 기록이 노출돼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지영(심리 05, 졸업) 씨는 “우울증을 극복했더라도 재발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진료기록이 노출된다면 취업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러한 우려는 정신질환 및 정신과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정신과’라는 명칭을 '정신건강의학과'로 변경하는 등 많은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정신 질환 및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강가영(불어교육 4) 씨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겨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과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은 전혀 다를 게 없다”며 “현재 사회적으로도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인력개발원 황상홍 씨는 “개인의 의료와 관련된 이전기록은 회사에서 알 수 없으며 면접 시 실시하는 종합검진은 현재의 신체와 정신에 관한 검사”라고 설명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정신 질환으로 정신병원에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둘러싼 우려에 대해 우수연(기계공 4) 씨는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정도라면 면접, 취업 걱정보다 ‘나 자신’에 대한 걱정이 우선돼야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정신과 진료에 대한 다른 시선도 있다. 서지혜(언어정보 1) 씨는 “치료를 받았다는 것에 수치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치료를 통해 그것을 극복했다는 것은 장점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또한 전문가들은 진료기록 공개가 법적으로 철저히 금지돼 있기 때문에 유출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위환 씨는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개인의 의료기록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법적으로 확실히 보호받고 있어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록이 유출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가진 학생들을 위해 종합인력개발원 남미정 교수는 “보험처리가 되지 않아 기록이 남을 걱정이 없는 심리센터에서 상담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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