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op생협 오미예 회장

icoop생협은 I[나] 주체들이
            ideal 나눔과 협동이라는 이상을 위해
            innocence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innovation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생협 운동을 펼쳐가는
            COOP[co-operative]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이다.

생협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처음엔 좋은 질의 먹을거리를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다 아이들과 관련된 문제 등 여러 가지 모임이 있으니까 함께 학습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활동을 시작했죠.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초창기엔 먹을거리를 중점을 둬서 활동했어요. 아무래도 엄마니까 아이들이 먹는 음식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이죠. 당시에 감자칩이 매우 유행하고 있었는데, 시중에 판매되는 감자칩은 튀김인데다 매우 짜기까지 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엄마들과 삶은 감자를 이용해 대체할 간식을 만들기도 했죠. 아이들과 함께하는 체험활동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한 해는 친환경으로 배추농사를 지었는데 배추 값이 폭락해서 갈아엎을 위기에 처한 거예요. 우리 가족을 위한 양질의 먹을거린데 버리기가 아깝잖아요. 그래서 생협 활동을 하는 엄마들이 모여 함께 길에서 팔아보기도 했죠. 이런 일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농업 문제를 고민해보게 됐어요. 앞으로는 뭘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들을요.

정확히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가?
  사실 사람들에게 “생협에 대해 아세요?” 하고 물어보면 대부분 모른다고 대답해요. 요즘은 좀 나아져 ‘유기농산물 사먹는 곳’ 정도로 인식하고 있죠. 우리나라에 ‘생활협동조합’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것 같아요. 생협은 1844년 영국에서 시작된 활동으로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사업체에요. 시민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직접 해결하고자 하는 과정 속에서 민주적인 의식이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역량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죠.


  저희 icoop생협 조합원들은 식품 안전에 대한 인식 수준이 대한민국 평균보다 높다고 볼 수 있어요. 아무래도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엄마’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보니 먹을거리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생협에서 생산하던 음식에만 적용됐던 기준들이 지금은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도 한 예로 들 수 있어요. 요즘엔 과자에 착색료 같은 것들을 거의 배제하는 추세인데 이런 분위기를 생협에서 주도했었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생협 활동이 덜 활발한 편인데 이유는?
  우리나라도 예전부터 협동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옛날부터 이어져 온 두레나 향약 같은 좋은 전통이 많았잖아요. 하지만 전쟁이 나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지자 와해됐죠. 압축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시민사회는 함께 성장하지 못한 것도 한 몫 했죠. 그리고 생협이라는 개념이 알려진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다른 나라들도 이런 단계를 밟아 올라간 것처럼 우리나라도 싹이 트고 조금씩 자라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특히 생협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위에서 지적했다 시피 우리나라는 ‘모’아니면 ‘도’잖아요. 모든 파트에서 이윤추구 등 성장만이 중요하게 여겨지니까. 하지만 시민들이 정말로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와요. 우리나라 시민단체의 대부분은 운동만을 강조해서 캠페인을 진행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호응이 부족한 편이라고들 하잖아요. 하지만 협동조합은 캠페인보다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말로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고 직접 사업을 통해 친환경 먹을거리를 공급하거나 매장을 운영해 대안을 마련하는 등 구체적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집단이죠. 실천적인 움직임이 활발해져야 풀뿌리 자치 조직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많은 단체들과 활동가들이 열심히 운동하려면 경제적인 토대가 필요하죠. 생협은 사업을 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경제력을 지니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생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죠.

 

생협에서 강조하는 윤리적 소비란?
  윤리적 소비는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지갑을 열 때 ‘이 물품이 과연 진정으로 사람의 인격을 고려해 만들어졌나’ 한 번 더 생각 해보자는 거죠. 쉽게 말해서 나와 이웃, 그리고 지구를 생각해서 만든 물품을 구입하자는 거예요. 우리가 흔히 먹는 카카오 초콜릿은 아프리카 아동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만들어지는 거잖아요. 이들은 저임금에 혹독한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데 이윤은 거대 기업들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거죠. 그래서 공정무역으로 생산된 초콜릿을 제 값을 지불하고 먹자는 게 윤리적인 소비의 핵심이에요.


  그리고 이왕이면 우리 땅에서 농약을 뿌리지 않은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하면 더 좋겠죠. 그래야 우리 농업이 더욱 활성화 되고 확산될 수 있잖아요. 윤리적인 소비라는 개념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에요. 사람이나 환경, 여러 가지 생산자들을 한 번이라도 고려한 물품을 구입하자는 거죠.


  이러한 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윤리적 소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 세계적으로 자본이 우위를 점하고 모든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우리나라는 더 심각한 상황이잖아요. 우리 사회가 이렇게 돌아가면 과연 어떤 결과가 도출될 지는 불 보듯 뻔하니까. 젊은 세대가 살아갈 미래를 생각해보면 암담하잖아요. 이럴 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면 답이 나올 거라 생각해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정치나 투표가 중요하죠? 하지만 이전에 소비만 잘해도 많은 사람들이 나은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 소비가 중요한 거예요. 거창하지 않아도 실생활에서 작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작은 물건 하나도 대형마트가 아닌 근처 시장에서 구매하는 행동을 통해서 말이죠. 지역 경제가 살아야 우리나라의 경제가 살아나잖아요. 우리나라의 경제가 살아야 일자리도 늘어나겠죠?

 

대학생들에게 윤리적 소비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래서 대학생들에게 윤리적 소비가 더 중요한 거예요.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잖아요. 사실 그 전에 조금 더 삶의 이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 사회에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고칠 필요가 있는 거죠.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많은 돈을 벌면 그 돈으로 생활해야 하잖아요. 먹을 것도 사고 생활용품도 사는데, 그 돈이 다 누구한테 돌아가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우리가 대형 마트에서 돈을 쓰면 재벌의 배를 불리는 꼴이 되는데 재래시장에서 소비하는 건 그게 아니라는 거죠. 우리 주변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요즘 젊은이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잖아요. 좋은 분위기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는 하는데, 그 때 마다 한 번 더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공정무역 커피를 취급하는 가게가 많잖아요. 커피 한잔이라도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면 우리 사회의 불합리성을 개선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미래의 사회를 살아갈 사람은 다름 아닌 대학생들이니까요. 자신들이 살아갈 사회를 위해 구조적인 문제를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봤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부산대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영어 공부나 스펙을 쌓기 위한 공부만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취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공부가 매우 중요할 거예요. 하지만 이것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발전·변화시켜 나갈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이런 고민을 대학생 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요. 굉장히 어려운 고민이 될 거에요. 하지만 개인적인 삶만큼 ‘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지 않겠어요? 큰 것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혼자서 고민하기 힘들면 여러 명이 모여서도 생각할 수 있어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하니까요. 대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 한다면 우리 사회를 어떻게 공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지 답이 나올 거라 생각해요. ‘내 문제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변화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고민해줬으면 좋겠어요.

 

iCOOP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나와 이웃과 지구를 살리며 윤리적 생산을 고려하는 윤리적 소비’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활협동조합이란 협동조합의 여러 형태 중 하나로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관리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사람들의 자율적인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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