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윤현덕(전기전자공 3) 씨

 

연극은 삶과 닮았다. 한 번 찍으면 수천 번 다시 봐도 똑같은 영화와 달리 매 순간 새롭다. 그래서 완전히 똑같은 공연은 영원히 다시 볼 수 없다.

 

연극배우로 활동 중인 윤현덕(전자전기공 3) 씨는 이런 연극의 매력에 대해 “완전히 똑같은 연극은 세상에 단 하나도 없어요. 같은 공연이라도 배우의 짧은 호흡, 팔 동작 하나로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기도 하죠”라고 설명한다. 현덕 씨가 연극에 빠진 이유이기도 하다.

 

현덕 씨는 부산의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다. 전공에 맞춰 전기배선관련 스텝으로 들어간 우리학교 극예술연구회에서 연극을 처음 만났다. “<빛나는 절망 햄릿>이란 작품을 하며 내가 얼마나 표출할 줄 모르고 갇혀있는 인간이었나를 깨닫고 연극을 할 결심을 했어요”라고 말하는 그. 이후로 현덕 씨는 <방외지사 이옥>, <칼리귤라>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더욱 연기에 빠져들었다. “<칼리귤라>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룬 실존주의 작품인데 끝나고 나서 한참동안 삶이 너무 허무해 술을 안마시면 잠도 못잘 정도였죠”라고 말한다.

 

현덕 씨가 말하는 연극의 또 다른 매력은 예민함이다. “관객과 동료의 반응이 계속 있기 때문에 두근거려요”라며 “배우 한 명의 컨디션이 나쁘면 다른 배우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소한 움직임 하나로 공연 자체가 달라지기도 하죠”라고 설명한다.

 

연극을 하며 배운 것이 참 많다는 현덕 씨는 “무대에 올라가 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알 수 있어요”라며 “또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이라 실제 생활에서도 타인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사람 자체에 대한 애정도 생겼죠”라고 말한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어려움도 많다. 그는 “학점 관리 때문에 연극에 대한 생각은 잠시 지우려고 했지만 연극 생각이 너무 간절해 결국 둘 다 병행하게 됐어요”라며 “너무 연극이 하고 싶어 휴학을 하고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연극만 한 적도 있죠”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힘든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여느 예술인처럼 연극인의 미래 역시 안전한 길은 아니다. 그는 “수입에 상관없이 정말 고집스레 하고 싶은 연극을 추구하는 선배들을 보며 매력을 느꼈지만 막상 나중을 생각하면 두렵기도 해요”라고 털어놓는다. 또한 부산에서 연극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어려운 시련을 겪어야 한다. “아무래도 영화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또 극장에 와서 배우와 눈을 맞추며 공연을 보는 게 아직은 두려운 관객이 많은 것 같아요”라며 “또 부산 연극은 연출이나 연기는 너무나 뛰어난데 홍보나 공연 기획이 많이 부족해 관심이 떨어지는 것도 있죠”라고 말하는 그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생각은 없다. 현덕 씨는 “비록 두렵지만 지금은 연극이 너무 좋아서 계속 할 생각이에요. 부산에 남아서 공부할지 혹은 독일에 가서 연극 공부를 계속 할지는 알 수 없지만요”라고 계획을 밝힌다.

 

“아무리 좋은 배우라도 무대에 오르면 경직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단계를 넘어 정말 일상처럼 연기하고, 몸을 잘 쓰는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는 현덕 씨. 그는 또다시 한 발짝 내딛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극예술연구회에서 올해 여름 제100회 기념 공연이 있는데 전국에 계신 연극인 선배들과 후배들이 모두 모이는 큰 공연이고 의미도 깊어서 효원인들이 많이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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