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원인┃

  식충 식물 매니아 윤한석(나노메카트로닉스공 3)

  여기 식물을 사랑한 남자가 있다. 전국 산을 돌아다니며 자비를 들여 재배지복원사업을 실시하고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식물 ‘벌레먹이 말’ 종자를 수입해 키운다. 식물이 없다면 ‘삶의 무의미해 질 것’이라고 말하는 진정한 초식남(?) 윤한석 씨를 만났다.

식물 중에서도 식충식물에 관심 커

그의 식물애호는 단순히 취미가 아니다. “어렸을 적 자연도감을 봤을 때부터 이끌린 것 같아요. 토시 하나 안 빠지고 도감을 달달 외웠죠”.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중학생 때는 재배농원에서 관광객에게 식물들의 특징을 소개하는 일을 3년 넘게 했다고. “식물이라면 종류를 안 가리고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벌레를 먹는 식충 식물만큼은 사랑하죠”라며 식충식물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아무래도 다른 식물보다 박진감있게 움직이죠.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한석 씨. 이런 식충식물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그는 작년 6월에는 국립식물원 식충식물전시관 새 단장에 힘썼다. 그의 유별난 관심을 지켜본 전남대 전의식 교수님의 추천으로 국립 식물원 식충식물 종자수입을 담당했다. “씨앗을 구매하면서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도 같이 구매 해야해요. 습도와 온도를 조절해 씨앗이 배송과정에서 상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죠”. 그의 이런 노력으로 식충식물전시관은 대대적으로 탈바꿈 중이다.

사회문제, 식물의 입장에서 바라봐

4대강 수로 정비 사업 도중에 국내 유일한 단양쑥부쟁이 서식지가 파괴되었다. “식물학자들의 강한 반발로 정부에서는 다른 서식지에 옮겨 심는다고 했지만 옮겨심은 쑥부쟁이는 싹도 틔우지 못하고 멸종해 버렸어요”라며 “다른 종(種)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정부가 한심한거죠”고 말하는 눈빛이 예사가 아니다. 그의 가치관은 생명중심적이다. “에버랜드 튤립축제도 문제가 많죠”라고 운을 뗏다. 그는 “튤립은 다년초 생물로서 수년동안 볼 수 있지만 관리비용보다 새로 심는 비용이 싸다는 이유로 멀쩡한 튤립들을 뽑아서 버리고는 다시 심죠”라고 개탄했다.

생태 공학자가 되어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것이 꿈

한석 씨는 자신이 직접 기른 식충 식물들의 종자를 모아놨다가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면 씨앗을 뿌린다. “올해 초 산림청에서 발표한 멸종 식물 중에 하나가 식충식물이었죠. 가만히 앉아서 지켜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또한 그는 식충식물과 관련한 책도 집필하고 있다. 올해 말 출판 예정이다. “대학원에 식물을 연구해 학부 때 배운 기계에 관한 지식과 식물을 접목 시키고 싶어요”라며 포부를 밝힌 윤씨는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생태공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온라인 에서도 활동한다. http://blog.naver.com/zergyoon2.do가 그의 블로그다. 그가 직접 연구하고 실험한 생생한 지식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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