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같이 집으로 가는 날. 나는 노포행 1호선을 승차하고 좌석에 앉았다. 또 여느 때와 같이 귀에 이어폰을 꽂으며 고개를 숙이고는 바닥을 훑었다. 이날 바닥에는 검기보다는 약간은 갈색 빗금으로 더해진, 한 쌍의 날개에 검은 눈동자가 붙어있는 날벌레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나 외에는 누구도 아직은 그놈을 보지 못한 듯하다. 그놈은 어디를 다쳤는지 하차하는 인파들의 발걸음 아래로 날개와 몸통을 뒤적거리고 꿈틀거린다. 밟혀 죽으러 기는 것일까? 살고자 기는 것일까? 그놈이 그러거나 말거나 모두 고개를 숙이고, 귀에는 이어폰이, 눈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있을까? 그러기에 부주의나 실수로 목숨을 잃는 것처럼 허망한 일은 없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에 서울의 한 백화점이 무너져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있었다. 마침 유학을 간 나는 미국 친구들로부터 ‘어떻게 그런 일이?’라는 질책성 질문에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예방될 수 있는 참사가 아직도 계속 반복된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세월호 참사를 되돌아보면 우리 모두가 선박회사, 선장, 경찰의 관리 부실과 무책임에 대해 지금도 분노하고 있지 않은가? ‘부산대학교 캠퍼스는 안전하고 쾌적한가?’는
칠레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한반도에서는 백두산이 다시 끓어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국립공원인 옐로스톤 하부에 대규모 마그마 층이 발견되면서 향후 폭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화산 폭발이 초래하는 재앙은 지역 주민들의 비극으로 그치지 않는다.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재가 하늘을 뒤덮어 해를 가리므로 광범한 지역에 저온 현상이 발생한다. 저온 기후는 흉작으로 이어지고 곡물 생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공급 가격이 치솟는다. 인민의 삶은 궁핍해지며 사회에는 불안이 가득 찬다. 이것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똑같이 되풀이된 과정이다
당신을 그리워한다. 당신에게 가지는 못하고 삶의 갈피갈피 숨 막혀 하며 당신을 생각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내게 시작되어 머무르고 있는지 나는 알면서 또 알지 못한다.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나름대로 알고 있었고 늘 자기 자신으로 살고 있는 편이었기에 당신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제대로 말하자면 그것은, 들뢰즈가 말한 것처럼, 당신 속에 감싸여 있는 어떤 세계, 나 역시 표현하고 있는 세계이긴 하지만 내게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으며 이후로도 전부는 알 수 없을 그런 가능한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다양한 다문화 가정, 외국인 거주자들의 한국생활 적응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기존에도 외국인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은 많이 제작되어왔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JTBC의 역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시선에서 한국의 사례들을 논의한다. 한국어에도 능숙한 외국인 출연자들은 국가별 문화, 정치, 사회적 차이를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진지하게 논의한다. 아쉬운 점은 그들 모두 전문직업인이거나 대학교 학생들이기 때문에 국내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지난달 28일, 부산광역시의회에 발의된 이 회의 석상에 오르지도 못한 채 논의가 연기됐다. 부산광역시와 시의회 상임위원회는 ‘상위법에 저촉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생활임금의 근거가 되는 법률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부산 생활임금 조례’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조례 발의됐으나논의도 못한 채 보류지난달 20일, 부산광역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정명희 의원이 을 발의했다. ‘생활임금’이란 근로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급되는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말한다.
"흠... 하하... 그런데 무슨 일 때문에 오셨죠?"▲사회관 관리실 창문에 ‘순찰중’ 표지판을 세워두고는 학생들이 찾아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경비원이 한 말.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기 전에 학생들이 경비원 아저씨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잊으셨나요? "총리 후보자까지 벌써 네 명이 ‘도덕성’ 문제로 하차했다. 총리에게 요구되는 청문회 잣대가 너무 엄격해 교황 선출보다 더 힘들다"▲총리 후보자 선정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한 말.‘도덕성’이라는 단순한 기준. 엄격한 잣대는 결국 후보자가 만드는 것이 아닐
문창회관 식당이 적자 문제로 문을 닫는 등, 부산캠퍼스 학생식당이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산캠퍼스 만의 문제가 아니다. 밀양캠퍼스와 양산캠퍼스 학생식당도 적자 문제로 고충이 큰 상황이다.생활원에 운영 맡긴 밀양캠 학생식당 현재 밀양캠퍼스 학생회관 식당은 대학생활원(이하 생활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식당 운영을 담당했던 업체가 적자를 이유로 계약을 중지했고, 이후 입찰에 나선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본부(이하 본부)가 학생식당 운영을 위해 대학생활원에 예산을 지원해 왔지만, 적자운영은
청년들의 취직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우리 대학도 이공계와 경영학과를 빼면 취업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경영학을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으로 선택한다. 대학생의 취업문제가 어디 대학만의 책임이겠냐만은 외부에서는, 특히 일자리를 늘려야 할 기업은 우호 언론을 등에 업고 대학에 대단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결과 취업사관학교를 직접 표명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독자적인 척하면서도 학생들을 ‘좋은 곳’에 취직시키기 위해서 기업의 입맛에 맞추느라 학점의 상대평가제, 영어능력, 맞춤형 교육 등 대학 본연의 기
"이곳이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이 아니라서 몰랐습니다"▲기계기술연구동의 깨진 창문을 두고 행정실 관계자가 한 말. 학생들만 아는 깨진 창문. 관계자가 자주 다니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 "메뉴얼 똑바로 보셨냐, 다시 똑바로 찾아보고 와라"▲이용자가 도서관 사용에 관해 문의하자, 근로학생이 한 대답.도서관 안내 교육은 받으셨나요?도서관 서비스 교육, 다시 받으셔야겠습니다. "해당 학생은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으며, 관심을 끌기 위해 한 행동이다"▲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투신자살을 시도하자 학교 측이 한 교내방송
오늘(11일)부터 14일까지 우리학교 축제 ‘대동제’가 열린다. 예술대학 학생회가 주최하는 종합예술제도 대동제와 함께 12일부터 사흘간 개최된다. 대동제는 오늘 오후 6시 동아리연합회의 전야제로 그 시작을 알린다. 록밴드 공연부터 팬플루트, 어쿠스틱 등 다양한 공연이 광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12일은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평화나비 콘서트가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에 개최된다. 이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억인 서명 및 평화 팔찌 판매 등 일정을 진행했다. 13일은 LOL리그 결승전, 14일에는 카스 콘서트가 오후 7시
요즘은 시간을 알기 위해 흔히 스마트폰을 보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시계를 보고 시간을 알았다. 세월을 더 많이 거슬러 올라가 시계가 없던 시절에는 낮에는 태양의 방향이나 고도를 보고 시간을 가늠했고 밤에는 별들의 위치로 시간을 가늠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자정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시간을 알아야 했고 이를 위해 별자리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다. 조선시대에는 별들의 위치를 나타낸 오늘날의 성도와 유사한 중성기란 책자를 만들어 계절에 따라 각 시각에 남중하는 별자리를 알 수 있게 했다. 태양이나 별의 위치를 보고
광해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2012년 이병헌 주연의 영화 가 상영된 이후 작년에는 선조와 광해군의 갈등을 다룬 KBS 드라마 이 방영됐고, 요즘은 KBS , MBC 에서 광해가 비중 있게 다뤄진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선조는 국가적 위기에서 제 살길만 찾는 한심스러운 왕으로, 광해군은 백성의 고통을 어루만지며 조선을 전란의 위기에서 구하고자 몸을 던지는 영웅적 리더로 그려진다. 지난 세기까지 우리 머릿속에 각인된 광해군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것이다. ‘역사는 현재와의 대화’라는
스크린이 온전히 한 배우의 얼굴로 채워질 때 우리는 종종 거기서 인물의 영혼을 들여다본 듯한 인상을 얻는다. 얼굴에서 영혼을 읽는다? 그건 어쩌면 말 그대로 인상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가시적인 것(얼굴)에서 비가시적인 어떤 것(영혼 혹은 내면)을 엿본 듯한 느낌은 영화라는 시각적 매체에 내재한 고유한 힘에서 비롯되었다(또 다른 시각예술인 회화는 피사체의 영혼보다 화가의 심상을 더 많이 반영한다는 점에서 영화와 다르다) 이때 스크린 속의 배우들은 무방비하고 애매한 현실의 우리와 달리, ‘제대로 읽히길 원하는 얼굴’로 카메라 앞
이전부터 많은 대학 축제에서는 여러 가수들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우리학교와 인접한 대학들도 다르지 않다. 대부분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유명한 가수들을 초청하고 있다. 그만큼 현재 대학 축제에서 유명 가수의 공연은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우리학교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안 학내 구성원들의 축제 참여율이 저조했다. 이에 총학은 올해 대동제에 유명 연예인을 초청했다. 총학생회(이하 총학) 이승백(법학 07) 집행위원장은 “축제에 대한 평가가 연예인 초청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며 “축제 구성을 다양하게 하더라도 연예인이 없
교육과정 개편 따라 상대평가 확대평가 방식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대학생들은 강의의 성적평가 방법이 절대평가인지, 상대평가인지의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곤 한다. 자신의 학점이 달린 문제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절대평가는 주어진 목표의 달성 정도에 따라 학생의 성적을 절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와 달리 상대평가는 학생의 성적을 다른 학생들의 성적과 비교해 집단 내에서의 상대적인 위치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는 적절한 수준의 학점을 부여한다는 이유로 대학가에서 일반적인 성적평가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학교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우리학교에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학생자치기구들이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집행기구인 총학생회가 있고, 의결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 대의원총회 등이 있다. 이외에도 도서관자치위원회, 복지위원회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자치기구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저조하다. 낮은 투표율, 낮은 학생회비 납부율 등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각 학생자치기구의 대표들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학생 위해 존재하지만정작 학생들은 무관심 우
‘장 아르프’는 독일계 프랑스 작가로 서정시인이자 화가요, 조각가이다. 표현주의의 생성기에 활동해 전위운동의 최전선에서 개성적 표현을 추구했다. 그는 ‘작품은 자연에서 비롯된다’는 지론과 철학적 사고를 가진 매우 독특한 작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20대 중반부터 추상 조각을 시작하여 제1차 대전 시기에는 파리에서 아방가르드 미술가들과 교류하면서 ‘다다(Dada)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정통주의 미술에 반기를 든 장본인으로, 관습이나 고정관념을 부정하고 무너뜨리는 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넌센스 시와 즉흥 드로잉
Q. 다가오는 어버이날, 효원인의 계획은 무엇입니까?-박수미(중어중문 14) :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드리고, 같이 밥을 먹을 계획이다.-임종호(조선해양공 12) : 이번에 고향을 못 내려갈 것 같다. 죄송스런 마음에 집에 전화를 한통 드릴 예정이다.-배원병(기계공 ) 교수 : 아이들이 고향으로 찾아온다. 두 살짜리 어여쁜 손녀가 있는데 같이 손잡고 놀이터에 가려고 한다.-정재윤(전자공 15) : 부모님을 대신해서 집안일을 하려고 한다.-조안나(국어국문 13) :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한 어버이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아버